
SK텔레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3조원대 외부 자금을 유치한다. 증권가는 AIDC 사업의 독립적인 가치가 확인되고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도 줄었다며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후 2시5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31% 내린 9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3.63% 오른 10만2700원까지 상승했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하락 전환했다.
SK텔레콤은 100%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인적분할해 AIDC와 해저케이블 사업을 담당하는 SK호라이즌을 신설한다. 분할기일은 2027년 2월1일이며 분할 비율은 SK브로드밴드 83.51%, SK호라이즌 16.49%다. 존속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유선통신과 인터넷TV(IPTV),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사업을 유지한다. SK호라이즌은 기존 데이터센터와 신규 AIDC, 해저케이블 사업을 넘겨받는다.
분할과 함께 총 3조811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진행한다. SK텔레콤은 SK호라이즌 구주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에 1조8811억원에 매각한다. SK호라이즌은 출범 후 두 투자자를 대상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호라이즌 지분율은 SK텔레콤 51%, KKR 29%, IMM 컨소시엄 20%로 재편된다. SK텔레콤은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구주 매각대금을 확보하고 SK호라이즌은 신주 발행대금을 데이터센터 증설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증권가는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SK호라이즌의 시장가치가 확인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구주 매각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증자 전 지분가치는 약 5조1000억원이다. 신주 발행 후 지분가치는 약 6조3000억원,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는 약 7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SK텔레콤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5만원으로 25% 높였다. SK텔레콤 기존 사업가치 22조9000억원과 앤트로픽 지분가치 4조3000억원, SK호라이즌 관련 가치 5조1000억원을 반영했다. SK호라이즌 관련 가치에는 거래 후 보유 지분 51%의 가치와 구주 매각대금이 포함됐다. DB증권은 목표주가 12만5000원, 삼성증권은 11만5000원을 유지했다.
AIDC 사업은 SK호라이즌과 SK하이퍼가 역할을 나누는 구조로 재편된다. SK호라이즌은 기존 데이터센터와 울산·구로 AIDC를 포함한 318메가와트(MW)급 인프라 운영과 확장을 담당한다. SK하이퍼는 대규모 부지와 전력이 필요한 초대형 AIDC 개발에 집중한다. SK하이퍼는 2029년부터 5기가와트(GW), 2035년부터 총 15GW 규모의 AIDC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목표다. 기존 인프라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과 초대형 프로젝트의 개발 위험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셈이다.
다만 투자 유치를 통해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KB증권은 외부 투자자의 목표수익률을 충족하려면 SK호라이즌의 2031년 매출이 1조3000억~1조7000억원에 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월 임대료는 킬로와트(kW)당 41만~54만원으로 국내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40~80% 높은 수준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울산 AIDC 1단계 41MW는 2027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온전한 실적 기여는 2028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울산 데이터센터 1단계가 온전히 가동되는 2028년 실적을 전후해 AIDC 사업가치가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