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알트코인 서슴없이 상장”…금융당국도 시장 위험 경고
DAXA 정리매매 최소 30일 규정…종료 후 출고기간은 각사 내규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가 매매를 지원하는 가상자산 4종 중 1종 이상은 거래소 한 곳에서만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8종은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이 한 푼도 없어 거래지원 종료 시 투자자가 자산을 처분하거나 옮길 수 있는 ‘출구’가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본지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와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의 공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분석한 결과, 중복을 제외한 거래지원 가상자산 606종 가운데 164종(27.1%)이 5곳 중 한 곳의 거래소에서만 매매가 가능했다. 거래지원 거래소가 두 곳 이하인 자산은 324종으로 전체의 53.5%였다.
단일 거래소 지원 종목은 코인원이 55종으로 가장 많았고 빗썸 54종, 고팍스 25종, 업비트 16종, 코빗(디지털엑스) 14종 순이었다. 자체 거래지원 자산 중 단독지원 비중은 고팍스가 22.5%로 가장 높았다. 코인원은 15.1%, 빗썸은 11.3%, 코빗은 7.2%, 업비트는 4.5%였다.
시장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단독지원 164종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 중앙값은 약 137만원이었다. 79종은 거래대금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했고, 이 가운데 38종은 거래가 없었다.
단독지원 자체가 위험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활발하게 거래되거나 개인지갑으로 원활하게 출고할 수 있다면 매도·이전 경로가 남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 거래량이 적고 입출고 지원 네트워크도 제한된 자산은 국내 거래지원이 종료될 경우 두 경로가 동시에 좁아질 수 있다.
최근 코빗을 인수한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도 기존 거래지원 관행을 비판했다. 박 회장은 26일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알트코인을 서슴없이 상장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국내 거래소의 거래지원 심사와 사후관리 책임론도 다시 부각됐다.
금융당국 역시 단독상장 자산을 별도 지표로 집계한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반기마다 발표하는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서 단독상장 가상자산을 따로 집계한다. 단독상장 자산 중 시가총액이 1억원 이하인 종목에 대해서는 유동성 부족과 급격한 가격변동 등 시장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에 가상자산 거래지원을 규율하는 공통 기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는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를 통해 발행·운영 주체의 신뢰성과 이용자 보호장치, 기술·보안뿐 아니라 국내외 거래량과 유동성, 거래지원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도록 규정했다.
거래지원 자산은 분기마다 한 차례 이상 유지심사를 받는다. 시가총액이나 거래 규모가 내부 기준에 미달해 이용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판단되면 유의 종목 지정이나 거래지원 종료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 거래지원 종료 전 정리매매 기간은 최소 30일이지만, 종료 후 출고 기간은 각 거래소의 내부규정과 약관에 맡긴다. 공통된 최소 출고 기간이 없고 모범사례도 업계 자율규제에 그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거래소들은 DAXA 모범사례와 자체 세부 기준에 따라 거래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지원은 발행 주체의 신뢰성, 이용자 보호장치, 기술·보안, 법규 준수, 토크노믹스와 정보 투명성, 팀 역량 및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