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가족 경영 기업들이 향후 10년 내 오너십 승계와 최고경영자(CEO) 교체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실제 실행 가능한 수준의 승계 계획을 갖춘 기업은 절반에 그쳐 세대교체를 앞두고 체계적인 승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북미·유럽·아시아태평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전 세계 1,587개 가족 경영 기업의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가족 경영 기업의 승계와 차세대 육성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글로벌 가족 경영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딜로이트의 글로벌 조직인 '딜로이트 프라이빗'이 실시했다. 보고서가 정의한 가족 경영 기업은 연매출 1억 달러(약 1364억원) 이상이면서 가족이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기업을 뜻한다.
조사 결과, 가족 경영 기업을 지배하는 오너 일가의 27%는 현재 다음 세대로의 승계를 진행 중이거나 향후 10년 내 승계를 진행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CEO 교체를 예상하는 가족 경영 기업은 40%로, 오너 일가의 세대교체와 경영 리더십 변화가 향후 10년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승계 준비 현황을 보면, 89%가 오너 일가의 소유권 이전을 위한 오너십 승계 계획이 있다고 답했으며 82%는 현 CEO의 뒤를 이을 후임 CEO 인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 실행 가능한 승계 계획을 갖춘 비율은 각각 50%와 46%에 그쳐, 승계가 현실화되는 속도에 비해 실질적인 준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승계 준비가 충분하다고 확신한 비율도 높지 않았다. 현재 기업을 이끄는 오너 일가 가운데 48%, 경영진·CEO 가운데 43%, 차세대 오너 일가 가운데 37%만이 승계 준비가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승계 이후에도 오너 일가가 CEO를 맡는 비중이 74%로 여전히 다수지만, 외부 전문경영인이 CEO를 맡는 비율은 현재 13%에서 승계 이후 26%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소유권은 가족이 유지하면서 경영은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는 승계 방식이 확대되면서, 경영 리더를 선택하는 기준 역시 혈연 관계에서 역량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승계를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후계자의 역량 또는 경험 부족(35%) △적합한 후계자 선정의 어려움(33%) △현 경영진의 권한 이양 의지 부족(32%) △명확한 승계 계획 및 전략의 부재(32%) 등이 꼽혔다.
딜로이트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가족 경영 기업이 승계를 전사적 전략 과제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차세대에게 책임과 권한이 명확한 직책을 부여하고, 사내 실무 경험과 외부 근무 경험을 연계한 단계적 육성 프로그램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부 이사와 가족위원회 등 독립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 후계자 선정과 권한 이양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정욱 한국 딜로이트 그룹 딜로이트 프라이빗(DP) 리더는 “승계는 단순히 경영권을 다음 세대로 넘기는 절차가 아니라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과제인 만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전사적 과제로 관리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이번 보고서를 통해 가족 경영 기업들이 체계적인 승계 준비를 갖춰 안정적인 세대교체뿐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