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두 배 전망에도 ‘고성장 지속성’이 관건
빅테크 AI 투자 여력 우려…고객 다변화 시험대
스페이스X, 하이퍼스케일러 수요 새 동력 기대
ACIE 고성장ㆍ‘베라 루빈’ 출하 확대 주목

AI 붐의 최대 수혜자인 엔비디아가 26일(현지시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소수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25일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6일 장 마감 후 2027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발표한다. 회사의 자체 매출 가이던스는 910억달러(약 126조원)다. LSEG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전망치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의 거의 두 배인 922억달러이다
직전 분기 매출은 816억달러, 매출총이익률은 74.9%였다. 75% 안팎의 이익률을 얼마나 지켜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전체 매출이 83% 증가한 39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에는 매출 증가율이 4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의 매출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스트리트어카운트는 데이터센터 부문 분기 매출이 86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체 매출의 94%로, 1분기의 92%에서 더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월가는 엔비디아가 하이퍼스케일러를 제외한 고객 부문 사업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5월 실적 발표에서 재무 실적 공개 방식을 변경해 하이퍼스케일러와 나머지 고객군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고객은 ‘AI 클라우드·산업·기업(AI clouds, industrial and enterprise·ACIE)’으로 묶었다.
엔비디아는 어떤 기업들이 하이퍼스케일러 그룹에 포함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마존ㆍ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ㆍ메타ㆍ스페이스X 등으로 추정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5월에 분기 실적 발표 당시 “가장 손쉬운 시장 진출로는 당연히 하이퍼스케일러다. 그들은 고작 5~6개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산업 생태계는 전 세계 25만 개 기업을 대변한다”고 말했다.
1분기에는 하이퍼스케일러와 ACIE 부문의 매출이 각각 379억달러, 375억달러로 거의 비슷했다. 특히 당시 엔비디아는 ACIE 매출이 직전 분기보다 31% 증가해 하이퍼스케일러 매출 증가율 12%를 웃돌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CNBC는 “엔비디아 투자자들은 회사가 소수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를 원한다”면서 “동시에 이들 대형 고객이 앞으로도 지출을 계속 확대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아마존과 알파벳은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메타의 현금 창출 규모는 1년 전보다 90% 넘게 급감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두 상장사인 스페이스X와 테슬라도 AI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딥워터자산운용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표면 아래에 깔린 이야기는 엔비디아의 지금까지의 상승세가 과연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라며 “투자자들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더 이상 투자를 크게 늘릴 여력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이제 다른 고객 부문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하이퍼스케일러는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55%를 차지했다. 가장 최근 분기 하이퍼스케일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급증해 ACIE 고객 매출 증가율인 74%를 웃돌았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역전될 것으로 예상한다. 스트리트어카운트에 따르면 2분기 ACIE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한 4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하이퍼스케일러 부문 매출은 83% 증가한 436억달러로 전망됐다.
먼스터 파트너는 하이퍼스케일러 사업의 잠재적인 주요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로 스페이스X를 꼽았다. 스페이스X가 향후 1년간 엔비디아 기반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엔비디아는 고객 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해 신규 수요가 생기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랙 규모 시스템을 구매할 정도의 현금이나 재무 여력을 갖춘 기업이 극소수라는 점을 인식하고, 월가와 협력해 GPU 자체를 ‘하나의 자산군’으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달 초 6개 주요 금융회사와 함께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부동산처럼 반도체 칩도 투자 가능한 자산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으겠다는 구상이다. 황 CEO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인정받으면 더 많은 기업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 GPU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또 하나의 핵심 수치는 최근 본격적으로 출하가 늘기 시작한 ‘베라 루빈’ 시스템의 매출이다. 앞서 올해 황 CEO는 엔비디아의 GTC 콘퍼런스 참석자들에게 현세대 블랙웰과 베라 루빈 제품을 통해 2027년까지 1조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베라 루빈이 당초 예상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광범위한 고객층의 수요에 대한 의문도 완화될 수 있다. 엔비디아 주식에 ‘매수’ 의견을 제시한 키뱅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가 강력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루빈 GPU 출하 확대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는 25일 뉴욕증시에서 전장보다 2.19% 오른 213.0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까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2022년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세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7.5%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