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부품·플랫폼·조선으로 번진 패시브 자금
"주주환원 재료 소멸…소외주 낙수효과"

국내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 투톱의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 이후 시장의 수급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재료 소멸' 인식으로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도한 반면, 유입된 패시브 자금은 비(非)반도체 소외주와 실적주로 향하며 본격적인 순환매(로테이션) 장세를 이끌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로 1조9982억원을 팔아치웠다. 이어 삼성전자 1조2566억원과 삼성전자우 3251억원이 나란히 2·3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는 삼성전기, HD현대중공업,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SK, 대덕전자, 삼화콘덴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수급 이동은 24일부터 감지됐다. 전날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세 종목 모두 나란히 외국인 순매도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1조8011억원, SK하이닉스 1조5635억원, 삼성전자우 3498억원을 순매도하며 반도체 비중을 축소했다.
같은 날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는 SK스퀘어를 필두로 카카오와 LG이노텍, LG전자, HMM 등이 자리했다. 반도체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IT 부품주와 플랫폼, 해운·방산 등 비반도체 전반으로 확산된 셈이다.
수급 변동성은 반도체 투톱 주주환원 발표 직후부터 확대됐다. 이달 19일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당일 외국인이 1조8176억원을 순매도한 뒤 20일 5292억원과 21일 138억원을 순매수했으나, 24일부터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역시 특별배당과 15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21일 4317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매수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상향 및 변동성 완화 요인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재료 소멸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수급 재편 역시 로테이션 장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외국인 수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외국계 패시브 자금은 반도체만 단독 매수하기보다 코스피·코스닥 지수 전반을 담는 포트폴리오 형태로 유입된다"며 "낙수 효과는 특정 종목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를 제외한 시장 전반과 그동안 소외됐던 실적 호조 종목군으로 온기가 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반도체 업종 3분기 실적 눈높이는 조정을 겪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퀀티와이즈(QuantiWise) 주간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0.1% 수준 변동에 그쳤으나, SK하이닉스 추정치가 약 3% 하향 조정됐다. 코스피 전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전 대비 3.8% 낮아진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