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보관·수탁·토큰화까지⋯아시아 은행들 ‘금 허브’ 선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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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싱가포르 은행, 보관·청산·토큰화로 수수료 수익원 확대
5대 은행 골드바 판매 829억원⋯금통장 잔액 7개월 만에 증가
국내는 개인 판매 중심⋯보관시설·거래 인프라·제도 기반 과제

(AI 생성)

홍콩과 싱가포르 주요 은행들이 금 보관·수탁부터 토큰화 상품까지 관련 사업을 넓히며 글로벌 금 허브 선점 경쟁에 나섰다. 국내 은행에서도 골드바와 금통장 수요가 다시 늘고 있지만, 사업은 개인 투자상품 판매에 머물러 있어 인프라와 제도 기반을 갖춘 아시아 금융허브와 격차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금융경영브리프 ‘아시아 주요 은행, 금 관련 사업 확대’에 따르면 HSBC·스탠다드차타드(SC)·DBS 등은 금 보관·수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실물 금 기반 토큰화 상품과 거래 플랫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값 상승과 안전자산 수요 확대에 대응해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보관·거래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홍콩 정부는 1000t(톤) 규모 금 보관시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HSBC는 해당 시설 내에서 20~25%의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홍콩은 7월 금 청산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자체 가격 벤치마크 지수인 ‘HAU’를 도입했다. 싱가포르통화청은 10월부터 외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금 보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시아의 금 수요도 은행권의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시아는 전 세계 금 수요의 약 60%를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 금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액은 120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화가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에서도 금 투자 수요는 반등하고 있다. 이달 1~20일 5대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829억6000만원으로 7월 한 달 판매액(300억1000만원)의 약 2.8배에 달했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도 20일 기준 1조8107억원으로 7월 말보다 948억원 증가했다.

국내 은행들은 골드바와 금통장, 금 현물 연계 신탁 등을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넓히고 있다. 신한은행은 5월 500g·375g·112.5g 골드바를 추가했고, 우리은행은 ‘우리골드투자’와 ‘우리골드적립투자’를 운영 중이다. 농협은행도 KRX 금 현물시장에 연계한 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은행도 금 ETF 투자 재개와 국내산 금 매입·직접 보관 방안 검토를 통해 외환보유액 내 금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 노혜련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도 금값 재상승과 개인 투자 수요 확대에 맞춰 관련 시장을 면밀히 살피고 상품 다변화 등 비즈니스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국내 은행의 금 사업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에 집중돼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금이 투자상품으로 분류돼 금통장 거래에 과세가 붙는 등 세제·규제상 제약이 있다”며 “홍콩·싱가포르가 금 보관과 청산·결제, 수탁을 금융 인프라 사업으로 키우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금 보관·수탁 사업을 확대하려면 전문 보관시설과 시스템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 간 거래를 뒷받침할 표준화된 거래·청산 체계도 필요하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기에는 시설과 시스템 구축 비용에 비해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제도적 기반과 사업 유인이 함께 마련돼야 시장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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