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결제·보험까지 제재 위험 확산
한국, 우회수출 점검·해운 비용 상승 우려
이란, 장금상선 연계 선박 5척 블랙리스트 포함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을 겨냥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면서 금융 관계도 끊을 것을 경고했다. 베선트 장관은 “내가 왜 세계 금융 시스템을 폭파하고 싶겠나”라면서도 “이란과 금융 관계를 단절하지 않으면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역 상대국들에 왜 2차 제재를 바로 적용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너무 늦기 전에 이란과의 거래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앞서 미국이 발표한 세 제재안에는 가상자산과 금, 기술, 항공, 해운 등 다섯 가지에 관한 2차 제재가 담겼지만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금융 관계마저 단절하라는 신호로 보인다고 AP는 설명했다.
현재 이란의 주요 교역 상대국으로는 중국,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있다. 이중 UAE는 이미 이란과 모든 무역, 금융 관계를 끊은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과의 금융 관계마저 들여다본다면 은행과 결제업체는 언급한 국가들을 거친 송금까지도 실제 수익자를 확인해야 할 수도 있다. 이란과 직접 관련 없는 정상 거래마저도 지연되거나 거절되는 이른바 ‘과잉 준수’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제재 대상에 포함된 가상자산의 경우 거래소가 이란 연계 지갑 주소와 우회 거래를 추적해야 하고 자금 세탁에 이용된 것으로 판단되면 미국 달러 금융망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다.
미국이 기술이라고 표현한 분야의 경우 더 복잡하다. 반도체나 전자부품, 통신장비, 정밀기기 기업들은 제품이 제삼국 중개상을 거쳐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되지 않는지 최종사용자를 확인해야 하는 부담에 놓이게 됐다.
특히 미국산 기술이나 장비가 포함된 한국 제품은 대이란 2차 제재와 미국 수출통제를 동시에 적용받을 수 있어 중국과 홍콩 등 거래처까지 공급망을 재점검하는 게 불가피해졌다.
항공기와 선박의 수리·부품 공급, 급유, 보험·재보험, 선급 서비스도 이란의 항공·해운 부문을 지원한 행위로 해석될 수 있어 직접 교역이 없는 기업까지 제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이 이란의 사전 승인과 안전 통항 비용에 대한 요구를 따르면 미국 제재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면 이란의 선박 공격과 억류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대이란 직접 교역 규모가 작아 즉각적인 수출 감소보다 제삼국 우회 수출 점검과 달러 결제 차단 변수, 해운·보험료 상승 등 간접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국제유가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일단 이날 유가는 하락했다. CNBC방송은 지난주 제재 예고 때 이미 오른 탓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한 부분이 있었다고 짚었다. 다만 2차 제재의 실효성 평가에 따라 유가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팀 워터러 KCM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란은 여전히 선박을 방해함으로써 (미국에) 대응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유가에 지속적인 프리미엄을 유지시켜준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