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하는 100조원대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여야 모두 국회의 재정 통제권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국회 통제를 피해 사용할 수 있는 '쌈짓돈'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공세를 폈고, 여당에서도 예산심의권을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미래 대응이 아니라 국회 통제를 피해 언제든 꺼내 쓰려는 상시 추경용 '쌈짓돈'으로 변질할까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미래 투자라면 본예산에 당당히 편성해 심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미래대응기금은 당해연도 세입예산 추계치를 넘어선 초과세수와 최근 10년간 장기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 등을 적립해 AI와 첨단산업, 미래인재 양성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로 기금 운용 규모가 100조원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초과세수를 기금에 적립하기보다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적자성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초과세수가 발생하면 국채부터 상환하는 것이 우선 아니냐"며 "기금은 집행 과정에서 운용계획을 변경할 수 있어 국회의 통제를 교묘히 비껴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을 재정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재정 장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초과세수를 추경 편성 없이 처리하겠다는 건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제약하지 않느냐는 측면에서 더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확정되지 않은 세수 전망치를 토대로 기금 적립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도 짚었다. 전망치와 실제 세수가 달라질 경우 재정 운용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정부는 기금 역시 기존 예산·기금과 마찬가지로 국회의 심사를 받는 만큼 임의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도 다른 예산과 기금처럼 국가재정법과 국회법에 따른 통제와 규율을 받는다"며 "모든 사업이 국회의 사전 심의와 의결을 거치기 때문에 정부가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 도입에 대해 적극적인 재정 운용과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성장과 세수 증가가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성장주도형 재정의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