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채 장기금리 상승이 국내외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진통을 시스템 위기보다는 미국 재정 부담과 국채 수급,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금리 변동성 확대 과정으로 진단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와 잭슨홀 미팅은 금리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공급 부담,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유가·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미 국채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미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 발표로 일시 하락했던 국채금리는 다시 반등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3%, 30년물은 5.2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장기금리 상승을 금융시스템 위기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 재정적자와 국채 수급, 인플레이션 우려 등 장기금리를 높이는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금리가 빠르게 하락할 것인지 보다는 추가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는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금리"라며 "중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의 장기금리가 불안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허 연구원은 "그렇다고 시스템 위기까지는 아니다. 장기 금리가 경제 전반에 걸친 악재라면 미국 금융기관들의 대출이 감소하거나 대출 여건이 악화되어야 하는데, 그러한 조짐은 거의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실물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기업이익의 장기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7월 이후 반도체 영업이익 추정치가 정체된 기간 동안에도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운송, 에너지, 조선, 기계, IT하드웨어, IT가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경우 인공지능(AI) 수익화 관련 성장주로 상승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채 우려를 금융시장이 반영하기 시작했으나 아직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은 부채 위기라기보다 '보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국면으로, 정책 대응과 인플레이션 안정이 장기금리 상승을 제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금리의 구조적 하단은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추가 상승은 제한될 전망이어서 주식시장의 안도 랠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기금리가 안정되면 AI 인프라주의 반등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SW), 사이버보안, IT서비스, 미디어, 헬스케어 등으로 AI 수익화 영역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와 장기금리 방향을 가늠할 주요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시장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주에는 7월 PCE 물가(26일), 워시 연준의장 잭슨홀미팅 기조연설(28일) 등 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명진 핀릿 연구원 역시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 PCE, 잭슨홀 이후 금리 흐름을 확인하며 7000선 재안착을 시험하는 구간"이라며 "PCE가 예상보다 높거나 장기금리가 다시 급등하면 성장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