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비대면진료 약 배송 대상을 모든 환자로 확대하는 것을 두고 대한약사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법 개정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2월 비대면진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비대면 약 배송 적용 대상 확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현재 섬·벽지, 장기요양수급자, 장애인, 감염병환자, 희귀질환자로 한정한 약 배송 범위를 비대면진료를 이용하는 모든 환자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대상 확대를 제도화하기 위해 약사법‧의료법 등 관련 법규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닥터나우 등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는 정부의 이번 방안에 환영했다. 닥터나우 측은 "닥터나우가 제기해 온 비대면진료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문제가 개별 기업의 사업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의제로 다뤄지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국조실과 중기부는 보건의료 근간을 흔드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약사회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오랜 숙의 끝에 법제화한 비대면 진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채 시행되기도 전에 정부가 특정 플랫폼 업계의 이해관계만을 대변하며 ‘의약품 배송 범위 확대’를 밀어붙이려 한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고려치 않은 무책임한 폭주"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어 "비대면 진료 제도화 과정에서 약국 외 인도 대상을 도서·벽지 거주자, 취약계층 등 최소한의 불가피한 범위로 한정한 건 의약품의 오남용 방지와 국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치열한 논의 끝에 도출된 사회적 합의"라며 "국민의 생명권이 걸린 보건의료 정책이 일개 영리 플랫폼 기업들의 로비로 인해 수익 창출의 도구로 전락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고 쏘아붙였다.
그간 약사회와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는 약사법 개정안을 두고 장기간 극한 대립을 이어왔다. 약사법 개정안은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업 진입을 제한하는 게 골자다. 대한약사회는 "민간 플랫폼은 시장 장악력을 이용해 약국을 줄 세우고, 거래 약국에 처방전 몰아주기 식의 불법적인 행태를 자행해 왔다"고 주장해왔다. 20일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닥터나우는 의약품 유통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입법을 통해 특정 사업 모델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의 약 배송 확대 카드로 비대면진료 업계는 숨통이 트이게 됐지만 양측의 논쟁은 약사법 개정안에서 약 배송 확대 논의로 옮겨붙게 됐다. 정부는 약 배송 확대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국무조정실과 각 업계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지만 약사회는 "요식행위 협의체에는 결코 참여할 수 없다"며 사실상 보이콧을 예고했다.
올들어 정부는 비대면 진료의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논의 테이블을 열어 왔지만 지원 체계 등 하위법령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약사회의 저항으로 약 배송 확대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법령 개정 논의 역시 답보 상태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