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정책 쏟아냈지만, 서울 집값은 4년만에 ‘두배’ [정권별 부동산 세제 변천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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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모순적 정책에 수요자 신뢰도 잃어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 104.5%↑
수도권도 97p서 168.2p로 급등
무주택청년층, 정책 불신에 매수

문재인 정부는 가장 많은 부동산 정책을 내고도 집값은 가장 많이 올린 정부로 기록됐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취임한 2017년 5월 98.9포인트(p)였던 아파트 매매지수(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2017년 11월=100)는 2021년 10월 145.6p로 47.2% 올랐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선 각각 93.4p에서 183.5p로 104.5%, 97.0p에서 168.2p로 80.1% 급등했다. 고작 4년 만에 서울 아파트값이 2배가 되고, 전국 부동산 시장이 투기판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문 전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대표적 ‘정책실패’ 사례다.

◇팔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정책은 2020년 7·10 대책이다.

정부는 3년 전인 2017년 8·2 대책과 12·13 대책에서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임대의무기간과 임대료 인상률 제한을 적용하는 대신 양도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 특별공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세입자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주택자들을 제도권 임대시장에서 투명하게 관리하려는 취지였다.

그런데 2020년 임대사업자 혜택을 모두 회수했다. 정책이 다주택자들의 절세 수단으로 악용되고 임대사업을 내세운 투기를 부추긴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었다. 정부는 임대사업자 혜택 회수에 더해 다주택자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물렸다. 보유세를 높이되 거래세를 낮춰 다주택자들에게 퇴로를 제공하는 원론을 깨고 다주택자 취득세와 종부세, 양도소득세를 모두 인상했다.

임대사업을 장려했던 정부가 돌연 임대사업을 하던 다주택자를 적폐로 모는 상황을 시장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정책 간 모순도 문제였다. 집을 가지고 있든, 팔든 세금 폭탄을 맞는 상황은 똑같았다. 이는 다주택자들의 어떤 행동도 이끌지 못했다. 정부가 무엇을 하려는지 모호했고, 정부 방침에 따르거나 따르지 않을 때 얻게 될 결과가 불분명했다. 결국 다주택자들은 버티기를 택했다. 정권교체까지 기다리거나,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이는 극단적인 매물 잠김(Lock-in effect)으로 이어졌다.

애초 정부가 유도한 건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물로 내놓는 상황이었다. 매물이 쏟아지면 추가 공급 없이도 집값이 자연스럽게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예측을 전제로 신규 공급 확대 의견을 묵살했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회수하고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2020년 하반기 이후 중저가 매물이 씨가 마르게 됐다.

◇정부는 ‘하락 배팅’…20·30은 “지금 사자”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요는 20·30대를 중심으로 급증했다. 고점인 2021년 아파트 매수자 10명 중 4명 안팎이 30대 이하였다. 당시를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기며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대출)로 남아있던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저가 아파트를 쓸어 담았다.

배경은 정부의 오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집값 급등을 앞둔 2020년 1월 14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기 내내 집값 하락을 경고했다. 그런데 정부가 전망·평가나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집값이 올랐다. 정책과 무관하게 유동성 확대로 주식·가상자산 등 다른 자산시장도 과열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부동산은 매물 잠김에 따른 공급 감소로 상승 압력이 컸다. 오르는 게 당연한 시기에 ‘내린다’는 정부 전망은 공포 구매(패닉 바잉)를 유발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학술적으로도 정책실패의 좋은 본보기로 다뤄진다. 대체로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 수요자 신뢰 하락이 문제로 지적된다.

임민영 한국지방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정책 대상 집단의 사회적 구성 이론을 통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연구’ 논문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이유를 정책 정당성 약화와 이로 인한 집단적 저항에서 찾았다. 특히 정책의 수혜대상이어야 했던 무주택자 청년층이 정책에 불응한 데 대해선 “정책에 대한 실망과 소외감을 경험하며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를 철회하고, 직접 시장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정책에 반발했다”고 진단했다.

최한수 경북대학교 교수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전개와 평가’ 논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고강도 규제에도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동시에 발생시켰다고 짚었다. 그는 “30대의 불안 매수, 다주택자의 증여 선택, 임대차법 시행의 부작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며 부동산 정책에선 규제 강도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수용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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