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달러 대 달러로 대응”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결렬되면서 미국이 200억달러 (약 28조원)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 역시 동일한 규모의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전통적 우방인 양국의 관계가 급랭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ㆍ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50%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내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ㆍ전자제품ㆍ유제품ㆍ농기계ㆍ펄프ㆍ제지 등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캐나다 정부는 향후 며칠 안에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자국 노동자와 농민ㆍ가정ㆍ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의 새로운 관세에 달러 대 달러(동일한 규모)로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가 무역전쟁에 돌입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공격을 받으면 전쟁에 들어간 것이다. 우리는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또 “우리는 그들이 제시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들이 요구한 것도 내줄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은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약 200억달러 상당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이를 발효했다. 대상 품목은 일부 유제품과 맥주·와인 등 주류, 하키장비,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낚싯대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가 자동차·주류·유제품 산업에서 무역 차별을 하고 있다며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추가로 50%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양국은 지난 몇 주간 강도 높은 비공개 협상을 진행, 당초 19일로 예정됐던 관세 부과 시한을 사흘 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카니 행정부도 이날 보복 관세를 예고하는 등 최종 합의는 불발됐다. 또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캐나다의 보복에 대응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와 새로운 협상 계획은 없다” 등이라고 발언하며 무역 긴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오랜 무역 파트너이자 동맹국인 양국의 민감한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관세 부과 자체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국의 맞대응이 이어질 경우 북미 무역 질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는 매일 약 33만명이 국경을 오가고 양국 간 일일 교역액은 약 20억달러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