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부금 연동' 54년만 수술대…경상성장률·학령인구 반영

정부가 반도체 초호황으로 장기 추세보다 더 걷힌 세금 등을 별도로 적립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기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투자하고 세수결손 발생 시 재정을 보강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내국세 20.79%가 자동 배분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식도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 직후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추진 방안 및 교육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은 추가·초과세수다. 추가세수는 내년도 내국세 세입예산이 최근 10년간 내국세 연평균 증가율로 계산한 장기 추세치를 웃도는 금액이다. 2027년 추세치는 지난해 결산액에 2015~2025년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해 산출한다. 초과세수는 9월 세입 재추계로 변경된 내국세 세입예산 증가분을 뜻한다. 세계잉여금 잔여재원과 채권·주식 등 여유자금 운용수익도 기금에 적립된다.
내국세 수입이 추세치를 밑돌면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돈을 보내 세수결손을 보완한다. 반도체 경기 3~5년 주기에 따라 출렁이는 세수를 호황기에 쌓아두고 불황기에 꺼내쓰는 '재정 안정화' 기능도 기금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박성훈 기획처 미래대응기금 태스크포스(TF) 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 반짝한 법인세만을 바라보고 기금을 만든 것은 아니다"라며 "반도체 업황 업다운이 3~5년 주기로 반복되면서 세수결손이 났다가 떼돈을 버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호황일 때는 기금에 적립하고 세입이 추세치에 미달할 때는 '재정 저수지'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금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에는 △총괄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5개 계정을 둔다. 추가·초과세수 등의 수입은 총괄계정을 거쳐 4개 사업계정으로 배분되는 체계다. 계정별로 청년 일자리, 주거·결혼·출산 지원, AI·반도체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소형모듈원자로(SMR)·우주항공 등 7대 SEED에 중점 투자하고 지방정주여건 개선, 농어촌 기본소득, 우수인재 양성, 평생교육 등도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회계연도 중 긴급한 정책 수요가 생기면 기금 활용 범위 안에서 재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여유자금은 별도 자산운용사를 통해 기존 연기금투자풀과 유사한 방식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구체적인 미래대응기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만간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 및 세입 재추계 발표 때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앞서 기획처가 내년 국세수입이 500조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한 만큼 통상 내국세 비중 90%를 반영하면 내년 내국세는 450조원 이상, 올해 내국세 368조원에 6% 수준으로 추정되는 연평균 증가율을 적용한 내년 내국세는 390조원이라 기금 규모는 최소 60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반도체 호조에 따른 법인세 등은 내국세라 국세수입 대비 내국세 비중이 90%보다 높아질 것이 유력하고 교부금 개편까지 맞물려 기금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기금 신설과 함께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도 바뀐다. 현재 내국세 20.79%가 교부금으로 자동 배분되지만 앞으로는 전년 교부금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을 각각 곱해 내년도 교부금을 산정한다. 다만 학령인구 변화율은 교직원 인건비 등 학생 수 감소와 무관한 고정비가 60%인 점을 고려해 35%만 반영하기로 했다. 새 산식에 따른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면 차액을 보전해 총액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조항도 교부금법에 포함할 계획이다.
1972년 도입된 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이 54년만에 폐지되는 것이다.
기획처 추계에 따르면 개편 후 교부금은 올해 75조7000억원에서 2027년 78조9000억원, 2028년 84조3000억원, 2029년 90조1000억원, 2030년 92조7000억원으로 증가한다. 기존 중기계획과 비교하면 2027년(77조1000억원)에는 1조8000억원, 2028년(81조4000억원) 2조9000억원, 2029년(85조9000억원)에는 4조2000억원 더 많다. 개편에 따른 교부금의 2026~2030년 연평균 증가율은 5.2%로, 기존 계획상 2025~2029년 증가율 4.4%를 웃돈다.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도 지난해 1190만원에서 올해 1330만원, 2027년 1440만원, 2028년 1610만원, 2029년 1810만원, 2030년 195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026~2030년 연평균 증가율은 10.1%로 2006~2025년 연평균 8.5%보다 높다.
추가세수를 제외한 내국세에 20.79%를 적용한 금액과 새 산식으로 산출한 교부금 차액은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으로 보낸다.
해당 계정 외 계정으로의 전출은 법률로 금지할 계획이다.
교육·인재계정에는 2028년부터 교부금 개편에 따른 재원이 직접 적립된다. 내년에는 총괄계정에서 교육·인재계정으로 재원을 배분해 관련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내국세의 19.24%인 지방교부세율은 유지하되 모수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제외하기로 했다. 자동 배분액이 줄어드는 대신 기금 내 지방계정에 지역성장거점 및 정주여건 개선 등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상황과 재정여건을 고려해 지방정부를 추가 지원할 수 있는 조항도 교부세법에 명시한다.
정부는 24~28일 이러한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패키지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