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종 재발·원격전이 억제 효과 확인…하루 만에 주가 177% 폭등

모더나와 MSD(미국 머크)가 공동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메신저 리보핵산(mRNA) 암 치료 백신이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mRNA 기술이 감염병 예방을 넘어 암 치료 영역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암 치료 패러다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MSD와 모더나는 19일(현지시간) 완전 절제된 2B~4기 피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INTerpath-001’에서 개인 맞춤형 mRNA 암 치료 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intismeran autogene·V940/mRNA-4157)’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개인 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Individualized Neoantigen Therapy·INT)이자 mRNA 기반 암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한 첫 사례다. 양사는 향후 국제학술대회에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규제당국과 허가 신청을 위한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INTerpath-001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2B·2C·3·4기 피부 흑색종 환자 113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간분석 결과 병용군은 키트루다 단독군보다 무재발생존기간(RF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개선해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 암이 다른 신체 부위로 전이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을 평가하는 주요 2차 평가지표인 원격전이무생존기간(DMFS)도 유의하게 개선됐다. 다만 구체적인 위험 감소율과 생존기간 등 세부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인티스메란은 환자마다 다른 종양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분석해 제작하는 개인 맞춤형 mRNA 치료제다. 종양에서 나타나는 고유한 돌연변이를 기반으로 신생항원을 선정한 뒤 이를 암호화한 mRNA를 투여해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결과는 mRNA 기술의 활용 범위를 암 치료로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mRNA 백신이 대규모로 상용화됐지만 암 치료 분야에서는 기술적 난도가 높아 상용화 여부가 주요 과제로 꼽혀왔다.
이번 임상 3상에서는 현재 절제 흑색종의 표준 보조요법 가운데 하나인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상대로 임상적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모더나와 MSD가 규제당국의 허가를 확보할 경우 개인 맞춤형 mRNA 암 치료제가 실제 항암 치료 현장에 진입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양사는 흑색종을 넘어 적용 암종도 확대하고 있다. 현재 INTerpath 임상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비소세포폐암(NSCLC), 방광암 등 여러 암종과 치료 단계에서 인티스메란과 키트루다 등의 병용요법을 평가하고 있다. 총 9건의 임상 2·3상이 진행 중이며 췌장관선암과 위암 등에서도 초기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딘 리(Dean Y. Li) 머크 연구소 소장은 “이번 3상 임상시험 결과는 보다 개인 맞춤형 암 치료 접근법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며 “개별화된 치료법은 흑색종 환자의 치료 방식을 재정의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결과는 암 연구분야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오랫동안 개별 환자의 암에 맞춰 설계된 mRNA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 우리는 그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발표되자 뉴욕증시에서 이날 모더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76.97% 상승한 174.38달러에 마감됐다. 거래량은 3개월 평균의 약 18배에 달했다. MSD 주가도 12.6% 오른 152.20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