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풍경]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

기사 듣기
00:00 / 00:00

진료실에서 “시어머니에게 간 이식해 주는데, 전에 정신과 다녔다고 수술하는 데 정신과적 문제 없다고 진단서 받으러 왔다”는 며느리를 만났다. 자식도 남편도 친부모도 아닌 시어머니를 위해 간 이식을 결심한 며느리라면, 정신 건강 상위 1%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그렇게는 못한다”고 감탄하자, 시어머니가 “참 잘해 준다”며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칭찬한다. 며느리 구박하는 시어머니, 시어머니 구박하는 며느리는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과거에는 건강이 질병이나 이상이 없고 개인적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신체 상태를 말했으나, 오늘날에는 정신적인 건강도 중요시되고 있다.

정신과 의사라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일까?

첫째,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 가족, 이웃과 따뜻한 사랑을 주고받으며 가정 생활과 직장 생활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배우자와 가족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알고, 그와의 생활에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둘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시련이 와도 낙심하지 않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자식들의 양육에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셋째,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이다. 남들의 평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이든 단점이든 알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건강한 사람이다. 넷째, 자기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다. 사소한 일에 분노하지 않고 남에게 관용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다. 사소한 일에 화를 자주 내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자기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다.

간 이식을 결심한 며느리의 사례는 정신건강이 단순히 ‘증상 없음’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헌신·책임·감정조절 등 고차원적 기능을 포함함을 보여준다.박경신 서산 굿모닝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