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차입금 182억 업고 큐로홀딩스 출자…회사 측 “운영자금 조달일 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QCP그룹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비상장사 ‘케이파트너스’를 중심으로 오너 2세 지분 확대와 계열사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케이파트너스가 오너 일가를 대상으로 16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2세 중심의 과반 지분을 구축하고, 계열사 차입금을 바탕으로 핵심 상장사인 큐로홀딩스의 지분을 늘리는 구조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통상적인 운영자금 조달이며 승계 작업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파트너스는 2025년 말 14만1344주였던 발행주식 총수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일(5월 1일) 기준 30만1344주로 16만 주 늘렸다. 이 과정에서 권경훈 회장의 배우자인 추승희 사내이사와 혈족 1촌(자녀) 권기대, 권기환, 권기홍 등 4인이 각각 4만 주(지분율 각 13%)씩 총 16만 주(53%)를 균등 배정받아 신규 주주로 진입했다.
기존에 64%(9만 주)를 보유하던 권 회장의 지분율은 증자 후 30%로 낮아졌으나, 권 회장과 친족 4인을 합산한 오너 일가 지분율은 83%로 확대됐다. 특히 자녀 3인이 정확히 지분을 삼분(각 13%)해 합산 40%를 확보하고, 권기대 씨가 2021년 케이파트너스 감사로 등재되는 등 2세 경영권 승계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케이파트너스 측은 “4월 이사회에서 운영자금 확보 및 차입금 상환을 목적으로 총 16만 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며 “신주 발행가액(주당 500원)은 회계법인의 외부평가 자문을 거쳐 적정하게 산정해 4인에게 균등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세 승계 정지작업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의결한 차입금 상환 등 자금조달 목적과 다르며, 감사 등재 역시 경영권 승계와 직접 연결해 해석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 잡은 케이파트너스는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상태다. 2025년 말 기준 매출액은 1900만원, 순손실 84억원을 기록했으며 자본총계는 -3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자본이 잠식된 케이파트너스를 지탱하는 것은 182억원 규모의 계열사 단기차입금이다. 그룹 금융 계열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105억원, 크레오에스지에서 54억원, 원업플러스에서 23억원 등을 빌려 운영해 왔다.
케이파트너스는 이러한 계열사 차입 구조 속에서 하위 상장사 지배력을 넓혔다. 케이파트너스는 최근 큐로홀딩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4억원(90만3344주)을 추가 출자했다. 시장에서는 케이파트너스가 7월 크레오에스지로부터 넘겨받은 큐로홀딩스 대여채권(24억원)을 출자전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으나, 회사 측은 전액 현금 납입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파트너스 관계자는 “크레오에스지로부터 인수한 24억원 규모의 대여채권과 8월 유상증자 참여는 별개의 거래”라며 “유상증자 대금은 채권과 상계한 것이 아니라 은행을 통해 주금납입 계좌로 실제 송금해 납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채권 양수는 큐로홀딩스의 재무구조 개선 지원 목적이며, 유상증자 참여는 투자이익 및 경영권 안정을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QCP그룹 지배구조의 본질은 케이파트너스를 정점으로 상장 4개사와 비상장 계열사들이 꼬리를 무는 12개의 다중 순환출자 고리에 있다. QCP그룹의 순환출자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뉘는데 큐로홀딩스(20%)가 크레오에스지를 지배하고, 크레오에스지가 지엔코(34%)나 비상장사인 큐로에프앤비(38%), 큐로트레이더스(4%)를 거쳐 큐로홀딩스로 되돌아오는 구조다. 지엔코(39%)를 거쳐 큐캐피탈파트너스(5%)로 이어진 뒤 큐로홀딩스 주식을 보유하는 고리가 촘촘하게 맞물려 있다.
또 크레오에스지가 지엔코 지분 34%를 보유하는 동시에, 지엔코 역시 크레오에스지 지분 7%를 보유해 경영권을 상호 방어하고 있다. 지엔코(39%)가 큐캐피탈을 지배하고, 큐캐피탈이 다시 지엔코(2%) 및 크레오에스지(4%)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도 있다.
이 같은 순환출자 구조 속에서 계열사 간 메자닌(전환사채·CB) 발행과 차입금 조달을 위한 상호 담보 제공도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지엔코가 보유한 큐캐피탈 및 크레오에스지 주식 547억원 상당이 큐로홀딩스 18회차 CB의 담보로 잡혀 있고, 큐로홀딩스가 보유한 크레오에스지 주식 역시 지엔코 16회차 CB의 공동담보로 묶여 있다. 큐캐피탈파트너스는 지엔코(295억원), 큐로홀딩스(130억원), 케이파트너스(86억원) 등 계열사에만 총 510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해 유동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룹 측은 순환출자 해소와 관련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따른 관련 법령 및 공시의무를 충실히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12개 순환출자 고리를 자발적으로 해소하기로 확정하거나 구체적인 일정을 결정한 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QCP그룹은 두산건설 인수를 계기로 자산 규모를 확대해 현재 49개 계열사(상장 8개사, 비상장 41개사)를 거느린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상장사로는 큐캐피탈파트너스, 지엔코, 큐로홀딩스, 크레오에스지, 서울제약, 초록뱀미디어, 티엔엔터테인먼트 및 일본 자스닥 상장사인 일본정밀이 속해 있다.
다만 주력 상장사들의 재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엔코는 반기 별도 기준 누적 결손금이 850억원에 달하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33억원 초과하며, 단기차입부채가 631억원에 육박해 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을 지적받았다. 큐로홀딩스(결손금 910억원, 단기차입금 264억원)와 크레오에스지(결손금 1686억원) 역시 감자 및 주식병합을 거쳤으나 결손 부담이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QCP그룹 측은 “주요 상장 계열사의 실적 개선과 재무구조 안정화를 핵심 경영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각 사의 사업 환경을 고려해 수익성 개선과 유동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으며, 차입금 또한 상환 일정에 맞춰 철저히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