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분기 국내 가계빚(가계신용)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대출 수요가 확대됐고 은행권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중심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급증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2분기 주식 활황장 속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주택대출 증가폭을 역전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보다 25조9000억원 증가한 2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치다. 가계신용이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 백화점, 자동차 등의 판매신용(일시불+할부)을 더한 액수다. 가계신용은 2024년 1분기 이후 9분기 연속 우상향 중이다.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2분기 기준 189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4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34조원 이상 증가했던 2021년 3분기 이후 19분기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이 중 주택대출 규모는 1190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조2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전분기 대비 12조8000억원 증가한 70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김성준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2분기 주택대출은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해제를 앞두고 주택매매가 크게 늘면서 그에 따른 대출도 확대됐다"면서 "이에 더해 아파트 기분양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6만호로 직전분기(15만1000호) 대비 확대됐다. 올해 1분기 월 5000~6000호대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역시 △4월 7500호 △5월 8900호 △6월 7700호로 우상향 흐름을 나타냈다.

기타대출 증가폭도 2021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 기타대출 증가폭(12조8000억원)이 주택대출 증가폭(12조2000억원)을 역전하는 현상도 확인됐다. 김 팀장은 "기타대출은 은행권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액을 중심으로 확대됐다"면서 "주식시장 활황 속 신용대출 규모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3월 말 5000 초반이던 코스피지수는 우상향을 거듭, 6월 18일 9000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을 나타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택대출과 기타대출 동반 상승 속 증가 전환(+13조3000억원)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대출도 증가폭(5조5000억원→8조6000억원)을 키웠다. 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신협 등 비은행기관은 감독당국 관리 강화 속 주택대출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둔화하면서 3조1000억원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이 기간 카드결제를 포함한 판매신용 규모는 전분기 대비 9000억원 늘어난 12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신용카드 이용액은 지난해 3분기 200조원(203조2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4분기 204조3000억원 △올해 1분기 204조7000억원 △2분기 208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다만 증가폭은 전분기 대비 축소됐다.
한은은 향후 가계신용 흐름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높다고 봤다. 최근 금융당국이 '8·13 금융대책'을 통해 기존 연 1.5%였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3.0%로 상향 조정하면서 전 금융권에 30조원 규모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동산 정책이나 시차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신용대출 수요는 주식시장 조정장에 따라 감소 여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
김 팀장은 "(주택 관련) 재건축이나 이주비 대출 등의 경우 단시간 내에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긴 과정을 거치는 것인 만큼 언제 어느 시점에 대출 수요 확대가 나타날 지에 대해선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신용대출 등은 2분기와 같은 급등세 없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