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車부품업체 중 2~3곳 중국기업 될 수도”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컨설팅업체 로디움 분석을 인용해 중국 기업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자동차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유럽 자동차 부품업체 130곳 이상을 인수하거나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실제 중국 자본의 유럽 내 영향력은 알려진 것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정보업체 사야리가 독일 내 중국계 자동차 자산을 조사한 결과 약 80%가 최소 한곳의 역외 중개회사를 거치거나 독일식 이름의 현지 법인과 관련돼 있었다. 중국기업들은 독일에서만 첨단 엔진용 개스킷부터 자율주행 시스템, 차량용 통신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첨단 부품업체들을 잇달아 사들여 기술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프랑스 컨설팅업체 두웰두굿의 세바스티앙 프렌도 최고경영자(CEO)는 “머지않아 세계 10대 자동차 부품업체 중 2~3곳이 중국 기업이 돼도 놀랍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의 초기 해외 투자는 자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해외 선진 기술 확보를 장려한 중국 정부 주도의 해외 진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빅딜’도 있었다.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가 18억달러(약 2조5491억원)에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규제와 유럽의 무역장벽 강화로 최근 10년간 중국 기업들의 상당수 투자는 유럽 당국의 심사를 피할 수 있는 1억 유로 미만의 소규모로 진행됐다.
유럽연합(EU)은 중국 기업들이 자동차 수출 확대와 현지 기업 지분 인수, 합작회사 설립, 공장 건설 등 ‘4대 전략’을 통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U가 유럽산 부품과 현지 노동력 사용을 의무화하는 강력한 현지조달 규정을 추진하면서 중국 기업의 유럽 업체 인수·투자 유인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지 기업을 인수하면 공장을 처음부터 짓지 않고도 생산기반은 물론 ‘메이드 인 EU’ 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완성차 기업들은 중국 자본의 역내 부품회사 인수가 공급망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완성차의 유럽 현지생산 확대와 맞물린 한국 자동차·부품업체의 유럽시장 경쟁 심화도 우려된다. 이 때문에 일부 유럽 자동차업체는 중국계 부품업체 목록을 별도로 관리하며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