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역전은 50년-20·30년뿐…전문가들 “경기보다 보험사 수급이 핵심”
50년물 정상화 가능성 있지만 낮은 유동성·적은 발행량에 단기간 해소는 글쎄
국고채 수익률곡선(일드커브) 정상화가 초장기 구간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때 10년물보다 금리가 낮았던 30년물과 50년물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부분 구간에서 역전 현상이 해소됐다. 현재 남은 역전 구간은 50년물과 20·30년물뿐이다.
전문가들은 10년 이하 구간 커브 정상화는 경기와 통화정책 영향이 반영된 반면, 초장기 구간은 보험사 수요 감소 등 수급 요인이 압도적이라고 진단했다.
12일 오전 금융투자협회와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 금리는 각각 4.669%와 4.567%에 고시됐다. 전날 나란히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각각 4.666%와 4.563%)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에 따라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차는 36.7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대로 장이 마감된다면 역대최대였던 2013년 4월3일(39bp) 이후 13년4개월만에 최대치다. 전날에도 36.5bp를 기록해 2013년 10월30일(36.5bp)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었다. 양 금리차는 5월21일 2년10개월만에 정상화된 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50년물과 10년물 금리차 역시 26.5bp로 벌어져 50년물 상장 이후 최대치를 재차 경신했다. 양 금리차는 6월24일 정상화된 뒤 전날에도 26.2bp까지 확대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제 역전 상태로 남은 구간은 50년물과 20년물(-7.8bp), 50년물과 30년물(-10.2bp) 뿐이다(이상 오전 고시 기준). 최근 추세가 이어질 경우 수익률곡선 정상화가 사실상 마지막 구간인 50년물까지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최근 커브 스티프닝(수익률곡선 가팔라짐)을 경기 호조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보험사 수요 약화와 미국·영국·일본 등 해외 초장기금리 상승, 대규모 국고채 발행, 확장재정과 AI·반도체 투자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 기대 등이 초장기금리 상승 원인으로 꼽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영향을 받는 구간은 통상 10년과 3년 구간”이라며 “10년 이하 커브가 선 것은 경기 요인이 있지만 10년과 30년 등 초장기 구간은 보험사 수급 영향이 훨씬 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까지 보험사 수요가 좋기는 어려워 역전폭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50년물까지 완전히 해소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초장기 구간은 시장분할이론이 잘 적용되는 영역으로 경기보다는 수급 영향이 더 크다”며 “8월 말 발표되는 내년 국고채 발행계획에서 초장기물 발행 비중을 5%포인트 이상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0년물 역전 해소에 대해서는 “발행 자체가 많지 않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초장기 커브 변화는 완벽히 수급적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의 듀레이션 확대 필요성이 줄면서 매수세가 실종됐고, 최근에는 50년물 매수도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50년물도 정상화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플레이어가 제한적인 데다 발행량과 유통시장 거래 자체가 적어 단기간에 정상화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올 국고채 발행을 총 225조7000억원으로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20년물 이상 50년물까지 초장기 구간 발행 비중을 35±5%로 잡고 있다. 최근 초장기물 금리 상승에 발행 규모를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발행 비중 자체를 축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