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m 단차만의 문제 아니다”…북항 복합환승센터, 감사원 검증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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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11곳, 인허가·설계변경·시공 전반 감사 요청…11일부터 범시민 서명운동

▲시민단체들이 북항복합환승센터 사업관련해 동구청에서 항의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사)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부산 북항 복합환승센터를 둘러싼 논란이 ‘3.3m 단차’ 문제를 넘어 사업 전반의 적법성과 공공성 검증으로 번지고 있다.

공사 정상화를 서두르기보다 지금까지의 인허가와 설계변경, 시공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는 게 시민사회의 요구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와 사단법인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11개 시민단체는 지난 7일 북항 복합환승센터의 인허가와 행정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공식 요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이날부터 부산역 하늘공원 일원에서 매주 2~3차례 범시민 서명운동에도 돌입한다.

이번 감사 요청의 초점은 특정 사안 하나가 아니다. 부산역 보행데크와 환승센터 옥상광장을 연결하는 공공보행축의 단차를 비롯해 지구단위계획 준수 여부, 설계변경 과정, 환승기능 축소, 인허가 및 관계기관의 관리·감독이 적정했는지를 사업 추진 과정 전체에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3.3m’에서 끝낼 수 없는 이유

북항 복합환승센터 논란은 그동안 부산역 보행데크와 옥상광장 사이의 3.3m 단차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단차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애초 복합환승센터의 핵심은 사람과 교통수단을 연결하는 환승 기능인데, 사업이 진행되면서 환승시설보다 숙박·상업시설 비중이 커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사업계획이 당초 복합환승센터라는 목적에 맞느냐”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단차 문제를 포함해 설계와 사업계획이 여러 차례 변경되는 과정에서 공공성이 제대로 유지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허가도면과 실제 시공 차이…동구청 공사중지 절차

최근에는 건축물 기초가 되는 말뚝 시공과 허가도면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문제까지 제기됐다.

부산 동구청은 피큐건설이 제출한 건축계획안이 건축법상 허가·신고사항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절차를 거쳐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건축법에 따른 공사중지 시정명령 사전통지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현장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단체들은 동구청이 즉시 현장을 확인해 현재 어떤 공사가 어느 범위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적법한 공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축물 기초공사가 이미 진행된 상황에서 문제가 확인된 만큼 공사가 더 진척되기 전에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내세우는 원칙은 단순하다.

‘선(先) 공사재개, 후(後) 검증’이 아니라 ‘선(先) 검증, 후(後) 정상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피큐건설 사업 철수 요구까지

논란은 사업주체에 대한 신뢰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부산항만공사가 앞서 피큐건설 측에 단차 해소를 위한 확약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개발기한 도과에 따른 지연배상금 미납과 철거이행보증보험 증권 미제출 등의 문제로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한 사실도 거론했다.

여기에 허가도면과 실제 시공 사이의 차이까지 문제가 되면서 사업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피큐건설(협성)이 사업에서 철수하고 북항 복합환승센터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이 같은 요구는 시민단체의 주장인 만큼 실제 사업 과정에서 위법이나 부당행위가 있었는지는 관계기관의 조사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동구청·부산시도 책임론

관할 인허가청인 동구청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시민단체들은 허가도면과 실제 시공의 차이가 왜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행정조치로 이어졌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허가 기관이 설계변경과 시공 과정에서 적법성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공공시설의 기능이 계획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관리·감독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라는 것이다.

부산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항 복합환승센터는 단순한 민간 상업시설이 아니라 부산역과 북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연결하는 관문시설인 만큼 부산시가 도시계획과 교통체계 차원에서 사업의 공공성과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감사원 제보 이어 11일부터 시민 서명

시민단체들은 지난 7일 감사원에 인허가와 설계변경, 지구단위계획 준수 여부, 관계기관의 관리·감독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11일부터는 부산역 하늘공원 일원에서 범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요구사항은 △피큐건설(협성) 사업 철수 △사업 과정에 대한 책임규명 △실질적인 환승기능 회복 △사업 전면 재검토 등이다.

이지후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 상임의장은 “북항 복합환승센터 문제를 3.3m 단차 하나만 바로잡으면 해결되는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며 “인허가와 설계변경, 시공, 지구단위계획, 관계기관의 관리·감독까지 전반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북항은 특정 사업자의 이익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부산시민과 국민의 자산이자 대한민국의 관문”이라며 “공공성과 실질적인 환승기능을 갖춘 국가 관문시설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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