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문턱 못 넘는 M&A…어펄마, 도레이 FCCL 인수 1년 넘게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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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체결 후에도 불확실성 지속…매도·인수자 모두 부담
PE 투자기간·펀드 만기와 맞물려 자금 회수 계획도 변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장기화하면서 사모펀드운용사(PE)들의 인수합병(M&A) 거래 종결에 잇따라 경고등이 켜졌다. 심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인수 자금의 운용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인수 이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 수립과 출자자(LP) 관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펄마캐피탈이 추진 중인 도레이첨단소재의 연성동박적층판(FCCL) 사업부 인수 거래가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단계에서 1년 넘게 멈춰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 진행 중"이라며 "심사가 길어지는 사유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어펄마는 지난해 6월 도레이첨단소재와 FCCL 사업부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초 계약 체결 이후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공정위 심사가 장기화하면서 아직 최종 딜 클로징(완료)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M&A 거래에서 기업결합심사는 거래 종결을 위해 거쳐야 하는 주요 규제 절차 중 하나다. 공정거래법은 다른 회사의 주식 취득이나 합병, 영업양수, 회사 설립 참여 등을 기업결합으로 규정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공정위에 신고하도록 한다. 특히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우려가 있으면 시장 획정과 경쟁 상황 등에 대한 심층적인 심사가 이뤄지면서 거래 종결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진다.

문제는 심사 장기화가 단순히 거래 일정이 늦어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SPA 체결과 동시에 인수 자금 조달을 준비한 PEF 입장에서는 거래 종결 시점이 늦어질수록 금융 비용과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인수금융 약정이나 투자확약서(LOC)의 유효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비용과 협의도 필요하다.

피인수 기업 역시 장기간 매각 절차가 이어지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다. 새로운 대주주를 맞이하는 시점이 계속 미뤄지면, 인수 이후 추진하려던 사업 재편이나 투자 계획도 함께 늦춰지는 셈이다.

PE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이 크다. 통상 PE는 일정한 투자 기간을 전제로 펀드를 운용하는 만큼 거래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자금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한 채 묶이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인수 이후 본격화할 밸류업 전략을 세우기도 어려워진다.

실제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장기간을 기다린 끝에 거래가 무산된 사례도 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가 대표적이다. 어피니티는 당시 SK렌터카를 보유하고 있어 롯데렌탈을 추가로 인수할 경우 렌터카 시장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쟁점이 됐다. 공정위는 심사 끝에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았고, 결국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SPA 체결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 불승인 결정이 내려지면서 인수 측은 장기간 거래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했다.

M&A 업계에서는 어펄마의 도레이첨단소재 FCCL 사업부 거래 역시 심사 장기화가 계속될 경우 거래 구조나 자금 조달 조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PA 체결 당시와 현재의 시장 환경이 달라진 만큼 장기간 거래가 지연되면 인수금융 비용이나 기업가치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는 M&A 거래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지만 심사가 연 단위로 길어질 경우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거래 자체의 경제성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인수금융이나 LOC의 유효기간을 다시 협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인수 후 밸류업 전략과 LP와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PA를 체결한 뒤 1년 이상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매도자와 인수자 모두 상당한 불확실성을 떠안게 된다"며 "심사 과정에서 경쟁 제한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거래와 단순히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거래를 구분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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