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말 서울에서 결혼하는 정모(35·남) 씨에게 결혼식 날짜 선택권은 없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예식장 8곳을 둘러봤지만, 예약 가능한 날이 하루뿐이었다. 대체로 올해 10월까지 선호 시간대 예약이 마감된 상태였다. 11월 이후에는 예약 가능한 날짜가 있었으나 성수기라 대관료와 식대가 비쌌다. 정 씨는 “인기 있는 예식장은 1년 전에도 원하는 날을 맞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예식장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졌다. 혼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예식장 수가 코로나19 유행기에 급감한 뒤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9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4만326건으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23만9159건) 수준을 넘어섰다. 2022년 19만1690건으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도 1~5월 누계로 전년 동기보다 3.9% 늘었다. 반면 예식장 수는 2019년 말 890곳에서 2020년 말 828곳, 2021년 말 783곳으로 급감했다. 이후에도 감소세가 이어져 2024년 말 714곳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 755곳, 올해 6월 763곳으로 회복됐지만 혼인 건수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혼인 건수 대비 예식장 수의 비율을 100으로 놓으면 지난해는 84.4 수준이다. 예식장 수가 혼인 회복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결혼식 비용도 크게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14개 지역 결혼서비스 계약금액을 분석한 결과, 평균 결혼비용은 성수기(3~6월, 9~12월) 2156만원, 비수기(1~2월, 7~8월) 1954만원에 달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대관료와 식대의 비중이 가장 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예식장 부족과 결혼식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자 고궁·박물관 등 문화유산 시설과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시설을 결혼식장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기관별로 개별 제공되는 ‘공공 결혼식장 현황 정보’를 다음 달 출범하는 인구전략위원회 누리집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