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데리고 등산가는 글로벌 CEO들⋯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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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알프스 산행에 나선 글로벌 로펌 '퀸 이매뉴얼' 소속 변호사와 직원들 모습. (출처 퀸 이매뉴얼)

기업의 대표들이 주말을 맞아 직원들과 산행에 나서는 일은 비단 한국에서 일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말을 맞아 직원과 산행에 나서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거액을 들여 전 직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찾는 셈이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8일 FT 보도에 따르면 화상회의와 메신저가 일상이 된 시대에서 최고경영자들은 직원들과 소통 방식을 찾아나서고 있다. 등산과 함께 식사하기, 편지 쓰기 등 오래된 소통 방식이 다시 유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로펌 '퀸 이매뉴얼' CEO는 지난달 16일 소속 변호사와 직원들 370여 명과 함께 프랑스 알프스 산행에 나섰다. 과거 삼성전자와 애플의 국제 특허 소송에서 삼성전자 측 법률 대리인으로 활약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로펌이다.

퀸 이매뉴얼 소속 변호사들은 정장과 노트북 대신 등산화와 배낭을 챙겨 알프스에 올랐다. 직급도, 근무지도 다른 변호사 수백명이 산행에 나서면서 소속감과 유대감을 키웠다고 FT는 보도했다.

관련보도에 따르면 행사를 위해 회사가 지출한 비용은 100만 달러, 우리 돈 약 14억원이다. 단순한 사내 단합대회라고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회사는 이 산행을 조직문화와 인적 네트워크를 위한 핵심 투자로 여긴다.

FT는 "함께 걷는다는 행위에는 묘한 힘이 있다"라며 "서로 마주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고, 일정한 속도로 같은 방향을 향한다는 점에서 동료 의식도 생긴다"고 전했다. 회사가 거액을 들여 산행을 마련하는 이유 역시 산 정상에서 무엇을 찾기 위한 게 아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성을 키우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화장품 기업 e.l.f.뷰티의 타랑 아민 최고경영자는 약 700명의 직원에게 매주 직접 이메일을 보낸다. 일반적인 최고경영자 메시지처럼 매출과 전략만 나열하지 않는다. 자신이 만난 사람과 최근 느낀 감정, 일상에서 얻은 생각까지 편지에 담는다.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때로 사소한 이야기가 더 큰 울림을 준다. 최고경영자도 고민하고 실수하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회사의 방향을 알리는 동시에 직원과 감정적인 거리를 좁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아민 최고경영자는 임원들과 소규모 저녁식사도 연다. 거창한 발표자료와 공식 회의 대신 한 식탁에 둘러앉아 격식 없이 대화를 나눈다. 식사 자리에서는 직책보다 사람의 목소리가 먼저 들린다. 회의에서 침묵하던 직원이 식탁에서는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FT는 "기업은 대면 협업과 조직문화를 이유로 출근 확대를 요구하지만 직원들은 유연한 근무와 삶의 균형을 중시한다"라며 "사무실 복귀를 강요하는 방식만으로는 무너진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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