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샌들 대신 원피스에 롱부츠⋯폭염 속 美 뉴욕패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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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원피스와 묵직한 부츠 매칭 늘어
가벼운 원피스에 롱부츠가 특히 유행
패션업계 계절 구분 흐려진 점도 영향

▲패션지 보그는 '부츠? 폭염 속에서? 2026년 여름을 장악한 논란의 트렌드'라는 제목으로 부츠 유행을 분석했다. (출처 보그닷컴)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한여름 패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얇은 원피스와 짧은 반바지 아래, 가벼운 여름 샌들 대신 묵직한 부츠를 신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것. 발목을 덮는 앵클부츠부터 무릎까지 올라오는 롱부츠까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겨울 신발이 여름 옷장 한가운데 들어왔다”고 패션지 ‘보그(VOGUE)’가 온라인 기사를 통해 분석했다.

8일 관련 기사에 따르면 민소매 셔츠와 짧은 치마에는 검은색 롱부츠를 신는 뉴욕의 젊은 여성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넉넉한 반바지 아래에 두꺼운 밑창의 워커를 매칭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발등이 드러나는 샌들이 여름의 상징이었다면 이제 발목과 종아리를 감싸는 부츠 역시 계절을 거슬러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패션 매체 에디토리얼리스트 역시 “여름 부츠가 더 이상 추운 계절만을 위한 신발이 아니다”라고 전한다. 가벼운 꽃무늬 원피스에 여유 있는 롱부츠를 맞추는 방식이 특히 유행이다. 흰색 티셔츠나 파스텔색 치마에 검은 앵클부츠를 더해 무게감을 주는 연출도 인기다.

여름 부츠의 핵심은 계절에 맞지 않는 조합에서 생기는 긴장감이다. 하늘거리는 원피스와 거친 가죽 부츠, 짧은 바지와 무릎까지 올라오는 롱부츠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을 듯한 옷과 신발이 “새 이미지를 만든다”고 보그는 설명했다. 옷차림 전체가 가볍고 단순할수록 부츠 한 켤레가 더욱 선명한 장식이 되는 경우다. 사진과 짧은 영상이 유행을 이끄는 시대에는 편안하고 무난한 조합보다 한눈에 기억되는 장면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출처 보그닷컴)

패션업계의 계절 구분이 흐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들은 봄·여름, 가을·겨울로 나뉜 전통적인 유행 주기보다 자신의 취향과 생활 방식에 따라 옷을 고른다. 여름에 니트 모자를 쓰고 겨울에 반소매를 입는 모습도 더는 특별하지 않다. 실내 냉방이 강해지고 이동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옷차림이 바깥 기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여름 부츠에는 현실적인 불편도 따른다. 통풍이 잘되지 않는 가죽 소재는 발에 열과 습기를 가두기 쉽다. 장시간 걸으면 발이 붓거나 피부에 마찰이 생길 수 있다. 보그는 패션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여름철에는 안감이 얇고 무게가 가벼운 제품을 고르고, 땀을 흡수하는 양말을 함께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패션의 달력은 점점 흐려지고 있다. 한여름 부츠와 한겨울 반소매가 공존하면서 소비자는 계절보다 취향을 먼저 입고 있다. 폭염 속 부츠는 뜨겁고 불편하지만 유행은 때로 날씨보다 고집이 세고, 사람들은 그 고집 속에서 자신만의 계절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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