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재고 효과 줄어…가격 인상·AI 유료화 가능성

메모리 가격 급등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수익성을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2분기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애플도 앞으로 메모리 구매 비용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원가 충격을 맞았지만 삼성전자는 고가 제품 확대와 비용 절감에, 애플은 제품 가격 인상과 서비스 매출 확대에 각각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D램과 낸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반도체 기업에는 메모리 호황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만, 이를 사들여 스마트폰을 만드는 사업에는 제조원가 상승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애플은 그동안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확보한 메모리 재고를 활용해 비용 부담을 일부 줄여왔다. 과거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매한 D램과 낸드를 제품 생산에 투입하면 새로 사들이는 고가 메모리와 섞여 평균 원가 상승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재고 효과는 점차 약해질 전망이다. 애플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비축해둔 메모리 부품 재고가 주는 점점 바닥나고 있다고 전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향후 수개월 동안 메모리 구매 비용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이미 6월 맥과 아이패드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아직 아이폰 가격은 유지하고 있지만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8에는 높아진 메모리 가격이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기기 판매 외의 수익원을 늘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개인화된 AI 비서 ‘시리’를 아이클라우드 플러스와 연계해 사용량에 따라 추가 비용을 받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쿡 CEO는 아이클라우드 플러스에서 추가 이용 옵션을 제공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차기 운영체제에 포함될 홈 보안 기능도 유료 아이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될 전망이다.
개인화 AI와 클라우드 저장공간, 홈 보안 기능을 유료 서비스로 묶으면 메모리 원가 상승으로 줄어드는 기기 수익성을 서비스 매출로 보완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삼성전자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높아진 부품 원가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신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일부 반영하는 동시에 고가 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폴더블 제품군을 기존 2종에서 3종으로 늘렸다. 그동안 갤럭시 Z폴드와 Z플립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구성했지만 이번에는 Z폴드8과 Z폴드8 울트라, Z플립8을 함께 선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제조 효율화와 부품비 절감도 병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부품 가격을 조정하고 생산과 판매 과정의 효율을 높여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계획이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민한 시장 대응과 판매·운영·자원 효율화를 통한 비용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