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빠진 '한국판 IRA'…中 공세에 車업계 경쟁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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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제외
업계, 전기차 적용 제외시 국산 전기차 경쟁력 약화 우려
중국산 전기차 판매 급증…BYD 할인 공세도 지속

▲독일 베를린에서 자동차 제조사 BYD가 차량 발표 행사를 개최한 행사장 앞에 BYD ‘돌핀 서프(Dolphin Surf)’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베를린/로이터연합뉴스

정부가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서 전기차를 제외하면서 자동차업계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을 유인할 세제 지원마저 빠지면서 국산 전기차의 생산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생산촉진세제 적용 대상에서 전기차가 제외됐다. '한국판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로 불리는 국내생산촉진세제는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해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제도다. 정부는 전기차가 이미 구매보조금과 투자세액공제 등 정책 지원을 받고 있는 점과 산업 간 형평성, 통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를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경쟁하려면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줄곧 호소해 왔기 때문이다. 전동화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생산 유인이 약화될 경우 국내 투자와 생산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며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신규등록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513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8.7% 급증한 수치다. 전체 전기차 신규 등록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6.8%에서 35%로 늘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업계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BYD가 국내 판매 차종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데 이어 지커와 샤오펑 등 다른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BYD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1만1675대를 판매하며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판매 4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은 6.3%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할인 프로모션까지 더해 가격 공세에 힘을 싣고 있다. BYD는 지난달 1일부터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자체 지원 프로그램인 '친환경 무공해 차량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8월까지 연장했다. 정부 보조금 공백을 자체 지원으로 메우면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기차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생산 지원 정책에서 전기차가 제외된 것이 국내 전동화 생태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이 자국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고 생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은 세제 혜택과 보조금, 투자 지원 등을 통해 자국 내 전기차 생산과 공급망 구축을 유도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경쟁이 판매를 넘어 생산기지와 공급망 확보전으로 확산하면서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 정부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국내 생산 전기차에 대한 각종 혜택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점차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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