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α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AI·반도체 등 전략산업 직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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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방안' 발표
KIC 내 전략투자계정 설치…연내 국회 통과 목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재정경제부)

정부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전략산업 투자 등을 위한 '한국형 전략형 국부펀드'를 도입한다. 기존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내 별도 계정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초기자본금은 최소 20조원 이상이다. 해외 금융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온 기존 '저축형' 국부펀드와 별도로 국내 전략산업에 대한 장기 직접투자를 통해 경제안보를 강화하고 성장 과실을 미래세대와 공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정부는 KIC 내 전략투자계정을 설치해 AI·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장기 지분투자를 추진한다.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다음달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이후 관련 시행령 개정, 전략형 국부펀드 계정 투자체계 등을 마련해 내년부터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정부가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에 나선 것은 최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국내 전략산업 투자 수요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기존 KIC는 외환보유액 운용을 목적으로 하는 저축형 국부펀드로서 외국에서, 외화로, 재무적 투자만 가능한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 전략산업에 자본을 장기 공급하고 성장 과실을 국민과 나눌 수 있는 새 국부펀드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초기 자본금은 20조원 이상이다. 정부가 보유한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공공기관 주식 약 16조원 이상과 상속·증여세 대신 받은 물납주식 약 4조원을 출자하는 구조다. 공공기관 지분을 실제 가치로 평가하면 16조원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다만 대부분은 현물이고, 현금성 재원만 보면 6000억원 수준이라고 민경설 재경부 혁신성장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밝혔다.

KIC 전략투자계정은 국내외 기업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전략적 투자자(SI)로 운영된다. 기업 성장과 투자성과 제고를 위해 보유 지분만큼 의결권 행사를 원칙으로 한다. 별도 만기나 청산시점 설정 없이 전략산업 분야 기업에 장기로 투자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투자 대상은 투자기간이 길어도 파급효과가 크고 잠재성장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소부장, 원전, 우주항공, 양자 등 포괄적 국내 전략산업과 데이터센터·에너지클러스터 등 전략산업 인프라와 은행·보험(금융업) 등 기간산업이다. 국내 밸류체인 보완을 위한 해외 공급망기업 등 국가경쟁력 및 경제안보 관련 기업도 포함된다.

은행과 보험 등 금융업도 투자 대상에 포함했지만 당장 지분을 늘리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고광희 재경부 전략경제정책관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고 당장 여기에 얼마 투자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태펀드·국민성장펀드가 만기 등으로 지분을 매각해야 할 때 유망기업에 후속 투자하는 국가 차원의 '세컨더리 펀드' 역할도 수행한다. 정부는 정책펀드가 5억원을 간접투자한 A기업의 지분을 2018년 164억원에 회수하며 30배 이상의 수익을 냈지만 2020년 상장 때까지 보유했지만 지분가치가 약 1790억원이 됐을 거라는 사례를 들며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입 일부를 투자·축적해 미래 현금흐름을 창출함으로써 향후 증가가 예상되는 재정수요에 활용할 계획도 있다. 수입을 일회성 지출이 아닌 지분 형태로 전국민이 소유함으로써 경제성장 과실을 전 국민과 미래세대가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싱가포르가 테마섹 등 자국 국부펀드 발생 수익 50%까지 정부에 배당해 연간 예산의 20%를 충당하고 있다는 예를 들었다.

전략투자에 필요한 전문성은 외부인력 채용과 지배구조 개편으로 보완한다. 우선 재경부 장관과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여하는 KIC 운영위원회의 민간위원을 기존 6명에서 9명으로 늘린다. 이사회는 외환보유액을 투자하는 위탁계정과 전략투자를 담당하는 전략계정으로 분리한다. 전략계정 이사회의 전략산업 투자 전담 임원을 확충하고 관련 투자위원회도 신설한다. 투자위원회에는 전략투자 자문위원회와 전략리스크 관리전문위원회도 둔다.

전략투자계정 보유자산 및 운용수익은 재투자, 정부로의 배당, 국고로의 환수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할 계획이다.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특례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정책펀드, 글로벌 투자자본 등과 공동투자도 추진한다. 국부펀드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각 부처가 운영 중인 우수기업 인증제도 적용 및 연구개발(R&D) 가점·수출지원 등 우대 혜택을 검토할 계획이다.

해외 국부펀드와의 협업 등을 통해 국내 전략기업의 해외판로를 개척하는 등 글로벌 진출도 지원한다. 특히 공급망안정화기금과 협업해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위한 공동투자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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