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간접금융 모두 막힌 기업들…절반 “은행 기업대출 규제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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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차입 가장 어려워
기업 52.5% “대출 위험가중치 완화”
비상장사 56.9% IPO 신중
공시·규제 부담이 최대 걸림돌

▲자금조달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기업들이 은행 대출부터 회사채·주식 발행까지 직·간접금융 전반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절반 이상은 자금난을 덜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은행의 기업대출 위험가중치 완화를 꼽았다. 증시가 상승하더라도 개별 기업의 실질적인 자금 조달 여건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비금융업 204개사를 대상으로 ‘기업 자금조달 실태와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가장 어려워진 자금 조달 수단으로 ‘시중은행 차입’을 꼽은 기업이 43.6%로 가장 많았다고 30일 밝혔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19.6%, 주식 발행은 14.2%로 집계됐다. 이어 정책금융 11.8%, 지분투자 유치 2.9%,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 발행 2.5%,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발행 2.0% 순이었다. 은행 대출뿐 아니라 회사채와 주식 등 직접금융 시장에서도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셈이다.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업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으로, 응답률이 48.5%에 달했다. ‘시장·제도의 변동성 증가’가 17.2%로 뒤를 이었고 회사채 발행비용 상승 16.7%, 신주 발행 활용 제약 14.7% 등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위험가중치 완화를 통한 은행 기업대출 확대’를 꼽았다. 응답률은 52.5%로 절반을 넘었다.

위험가중치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손실 위험에 대비해 자본을 얼마나 쌓아야 하는지를 나타내는 기준이다. 가중치가 낮아지면 은행의 자본 적립 부담이 줄어 그만큼 기업대출을 확대할 여력이 생긴다.

이어 기업들은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한 증권사 기업금융 확대 23.5%, 정책금융 저리 대출 확대 13.7%, 회사채 시장 인프라 개선 6.9%, 공적 보증 프로그램 유연화 2.9%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주식발행 통한 자금조달 실적(2015~2026년)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증시 상승세가 기업의 실질적인 자금 조달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경영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31.4%에 그쳤다.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답변이 53.9%로 가장 많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14.7%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가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오르던 5월 19일부터 6월 25일까지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지수의 방향과 개별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반드시 함께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주가 상승 이후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됐다는 기업도 14.7%에 머물렀다. 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체감했다는 응답은 35.3%였지만 이를 실질적인 자금 조달로 연결한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업의 주식 발행액은 2조663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8415억 원보다 30.7% 감소했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는 1조8140억 원, 기업공개(IPO)는 8491억 원으로 집계됐다.

비상장 기업들은 IPO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IPO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응답은 43.1%였지만 여전히 신중하다는 기업이 56.9%로 더 많았다.

상장을 망설이는 이유로는 ‘상장 후 공시의무와 규제 부담 증가’가 43.1%로 가장 많이 꼽혔다. 엄격한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36.2%, 경영권 희석과 주가 관리가 부담된다는 답변은 31.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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