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다. 지난 6월 프랑스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며 불볕더위에 갇혔다. 시민들은 이동식 에어컨이라도 구매하기 위해 상점에서 쟁탈전을 벌였다. 우리나라처럼 고정식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관공서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절차만 수개월이 걸리며 비용 또한 어마무시하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으로 사상자가 무수히 발생했다. 지금 이상 기후로 유럽 전역이 열돔에 갇히기도 했지만, 유럽의 가옥구조가 더위에 취약하다는 것도 한몫한다. 유럽의 당국들은 뒤늦게나마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등 허둥지둥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은 유럽의 폭염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이들은 유럽 전역에서 정체돼 있는 열돔으로 인해, 한반도에 걸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대의 이동이 늦어진다며 좋아하기도 한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대의 북상이 늦어져 한국의 날씨가 지금 상대적으로 서늘하고 덜 습하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미 2013년과 같이 유럽에 몇 차례 폭염이 있었기에 별일 아닐 것이라고 가볍게 넘기기도 한다. 한 차례 지나가는 이상 기후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많은 기후학자와 해양학자들은 지금 유럽의 폭염이 일시적인 이상 기후로 인한 현상은 아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럽의 온화한 기후를 책임지고 있던 해류에 심각한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대서양 일대를 순회하며 유럽 대륙이 너무 뜨거워지지 않게 막아주던 ‘대서양 자오선 전복 순환’(AMOC: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이 느려지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며 대량의 차가운 민물이 북대서양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AMOC를 이루고 있던 해류들이 약해진 것이다. 차가운 민물이 아래로 가라앉으며 반대로 따뜻한 물이 해수면으로 올라오게 되고, 이로 인해 대기의 기류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학자들은 설명한다. 해류의 변화로 인해, 대기층의 순환까지 약해지고 정체되며 유럽에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 쪽에 붙은 한반도라도 절대 대서양의 해류와 무관할 수 없다. 많은 기후학자, 기상학자들이 해류의 변화로 인한 제트 기류의 이상 현상을 관찰하고 보고하고 있다. 지구의 순환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트 기류가 전반적으로 사행하거나 정체되는 현상이 지구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떤 지역은 폭염이 지속되고 다른 지역은 냉해와 가뭄에 시달리는 등 극단적인 이상 기후가 지구 전역에 펼쳐진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제라도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촌 이웃들의 고통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결국 모든 바다는 연결되어 있으며, 바다는 지구를 감싸고 있는 하나의 하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