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베이비부머 은퇴 본격화⋯벤처 창업, 업종 전환 유도 시급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생존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유가의 '3고(高)'와 공급망 불안 등 겹악재 속에 내수 침체 장기화로 폐업 사업자는 2년 연속 100만선을 이어갔다. 이런 악조건에도 자영업이 은퇴자들의 '생계형 퇴로'로 고착화되면서 과잉 경쟁과 수익 악화, 부채 리스크로 이어지는 구조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정책금융 등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의 무게 중심을 업종 전환과 재취업 등 구조조정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2.4%로 콜롬비아(45.6%), 멕시코(31.0%), 튀르키예(28.2%), 그리스(27.9%), 코스타리카(25.4%)에 이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평균(16.5%)은 물론 유럽연합(EU, 14.3%), 미국(2024년 기준 6.2%)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일본(9.0%)과 비교하면 2.5배다. 자영업자가 2015년 677.6만명에서 2025년 645.1만명으로 감소하면서 총 취업자 대비 비중이 25.9%에서 3%p 이상 하락했지만 주요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
은퇴 이후 일자리 부족으로 자영업이 생계를 책임질 대체 경로로 기능하고, 소매·음식업 등 진입장벽 낮은 업종에 신규 창업이 집중된 영향이 크다.
골목상권은 출혈경쟁과 수익 악화에 내몰려 있다. 점포 수는 많지만 혹독한 내수 부진에 수요는 급감했다. 사업부진을 버티지 못한 가게는 결국 폐업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폐업 사업체는 97만개로 2024년 기록한 100.8만개에 육박한다. 폐업 충격은 소상공인 종사 업종에 집중됐다.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제조업·도매업·소매업·음식업·숙박업·서비스업, 75.1만개)의 폐업이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장기간 버틴 노포들도 문을 닫았다. 지난해 20년 이상 영업한 음식점 2797곳이 사업을 정리했다. 역대 최대치다. '간판 가게'들의 폐업은 골목상권 전체 유동인구를 급격히 낮추면서 남은 가게들도 매출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놓인다.

인구구조 변화로 소비는 축소되고 중·고령층의 자영업 의존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부머 세대(954만 명)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2032년 고령 자영업자 수가 전체 취업자 수의 9%인 248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생계형 창업은 생존율이 떨어져 '회전문 창업(창업·폐업·재창업을 반복하는 것)'을 늘리고, 골목상권의 구조적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인구 고령화와 은퇴 이후 자영업 진입이 맞물려 취약성이 커지고, 경영 악화 시 상환능력이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이 정책금융과 창업 지원에서 구조적 안정성 제고와 출구전략을 찾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은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출구전략이라는 이상향을 현실에 옮기는 건 쉽지 않다"며 "다만 새로운 아이디어 기반의 창업과 사업전환, 시장 저변 확대 방향으로 유도하며 구조조정의 물꼬를 틀 필요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안수지 인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창업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진입–유지–퇴장을 포괄하는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며 "진입 이전 위험 진단, 업종전환 지원 등을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