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지수는 하락했지만 상승 종목 수는 오히려 2.8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대형주에 자금이 집중되던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시장 내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 22일~7월 23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은 279개로 집계됐다. 하락 종목은 634개였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7847.71에서 9114.55까지 상승했던 직전 한 달(5월 22일~6월 22일)과 대비되는 수치다. 당시 지수는 가파르게 올랐으나 상승 종목은 97개에 그쳤고, 하락 종목은 826개에 달했다.
한달 사이 지수는 역사상 최고치에서 장중 6400선까지 하락했고, 이날에는 낙폭을 일부 회복해 7096.85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조정장 속에서도 상승 종목 수는 오히려 이전 지수 상승기 대비 2.8배 이상(97개→279개) 증가했다. 반면 하락 종목 수는 직전 한 달 대비 23.2%(826개→634개) 줄었다. 지수 급락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반에 걸친 종목별 투자 심리는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까지 국내 증시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 등 일부 주도주에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로 인해 지수가 상승하는 동안에도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해 상승 종목 수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조정 과정에서는 삼성전자(-23.73%), SK하이닉스(-30.57%) 등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는 사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비반도체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달간 상승한 종목을 보면 원자재·에너지 업종에서는 S-Oil(42.26%), GS(33.71%), SK가스(20.42%) 등이 상승했다. 건설·인프라 부문에서는 금호건설(169.05%), 금호건설우(80.71%), GS건설(29.57%), HD현대에너지솔루션(22.50%)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롯데손해보험(21.70%), DB손해보험(14.15%), KB금융(11.37%), 메리츠금융지주(7.86%) 등 금융주와 한국콜마(18.38%), 아모레퍼시픽우(16.52%), 아모레퍼시픽(13.77%), 코스맥스(11.18%) 등 화장품주도 함께 상승하며 비반도체 업종 강세를 이끌었다.
이처럼 수급이 분산되면서 향후 대형 주도주가 추가적으로 조정을 받더라도 지수 전체에 미치는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수세가 주도주에서 종목 전반으로 확산되며 매물 소화가 넓어지고 있다"며 "상승 종목이 넓게 퍼져 있을수록 주도주가 쉬어가는 국면에서도 지수 하방이 지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흐름도 최근의 순환매 양상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에는 반도체 업종에 매도가 집중된 반면 비반도체 업종에서는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순매수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등 국내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금융투자의 매수세를 국내 증시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매도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7000선을 이탈했음에도 금융투자는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외국인, 연기금, 금융투자가 동시에 순매수한 업종에는 △운송 △화장품·의류 △유통 △필수소비재 △자동차 △건설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이는 향후 소외주 중심의 순환매 장세의 전개 가능성을 높이는 변화”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