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의 이름값에는 가격표만 붙어 있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꼬리표도 함께 달려 있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는 제휴카드의 이면을 보여줬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으로 전 점포 영업을 중단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뒤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최종 회생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불똥은 카드사에도 튀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홈플러스 제휴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카드사들은 결제 취소와 환불 가능성에 대비해 홈플러스에 지급할 카드대금도 보류했다. 제휴사의 유동성 위기가 상품 운영과 정산 위험으로 이어진 셈이다.
몇 달 전 스타벅스에서는 다른 성격의 문제가 불거졌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우리카드와 삼성카드는 관련 카드의 이용 동향을 살펴야 했다. 출시를 준비하던 신한카드도 일정을 재검토했다.
홈플러스가 재무 위험이라면 스타벅스는 평판 위험에 가깝다. 원인은 달랐지만 제휴사의 문제로 카드 상품의 가치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비슷했다.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는 특정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카드사 고객으로 끌어오는 상품이다. 이미 형성된 소비층을 활용해 고객 모집 비용을 줄이고 이용 실적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문제는 그 장점이 곧 약점이 된다는 점이다. 브랜드가 쌓은 신뢰를 빠르게 가져오는 대신 재무 상태나 마케팅 판단에서 비롯된 위험에도 함께 노출된다. 카드사가 이를 직접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결과는 이용액 감소와 신규 발급 차질, 고객 민원으로 돌아온다.
계약으로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도 쉽지 않다. 혜택 구성과 비용은 세세하게 정할 수 있지만 논란의 파장과 지속 기간까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카드사가 손실 보전을 요구할 근거도 마땅치 않다. 결국 마케팅을 조절하며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브랜드 제휴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줄고 대출 규제는 강화되는 상황에서 두터운 고객층과 소비 데이터를 가진 브랜드는 여전히 매력적인 파트너다.
다만 제휴의 장점을 온전히 살리려면 위험을 나눌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제휴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절차와 비용 분담 기준을 계약 단계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정해둘 필요가 있다. 제휴의 성과만 기대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위험까지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