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연료전지 ‘교체·예비품’ 시장 연다

최근 미국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 관계자 일행이 직접 브리핑을 받은 장보고-Ⅲ급 잠수함에 연료전지 모듈을 독점 공급 중인 범한퓨얼셀이 신규 잠수함 탑재 중심에서 기존 함정의 국산화 교체와 예비품 공급 시장까지 확대한다.
장보고-Ⅲ급 잠수함의 예비용 모듈 공급이 시작된 데 이어 독일산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장보고-Ⅱ급 잠수함 9척의 국산화 교체사업도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23일 범한퓨얼셀 관계자는 “방위사업청과의 잠수함 연료전지 체계 제조 계약은 금액상 잠수함용 일반 연료전지 모듈 1개를 공급하는 규모로, 실제 작전 중인 잠수함의 운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예비용 물량으로 보고 있다”며 “과거에는 별도의 예비용 계약이 없었지만 앞으로도 잠수함별 예비 모듈 확보를 위한 계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일 범한퓨얼셀은 방위사업청과 64억원 규모의 잠수함 연료전지 체계 제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2025년 연결 매출 433억원의 14.85%에 해당한다. 계약기간은 2026년 7월10일부터 2028년 7월21일까지다.
잠수함 1척에는 통상 연료전지 모듈 4개가 탑재된다. 이번 공급 물량은 기존 잠수함에 추가로 탑재하는 모듈이 아니라 고장이나 정비 상황에 대비해 보유하는 전투교체품 성격이다. 해군이 잠수함 운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함정별로 예비 모듈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수요를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품 수요가 정착되면 신규 잠수함 건조 일정과 별개로 반복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잠수함용 연료전지는 최초 납품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창정비, 교체 단계에서도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최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원회 관계자 여러 명과 대사관 인사 등 일행이 이달 10∼11일께 국내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방문, 울산급 배치-Ⅲ 호위함 5번함과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2번함(서희함) 등을 직접 살펴본 뒤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범한퓨얼셀은 2018년부터 3000톤(t)급 이상 장보고-Ⅲ급 잠수함에 연료전지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중기 성장동력으로는 장보고-Ⅱ급 잠수함의 연료전지 국산화 교체사업이 꼽힌다. 현재 해군이 운용 중인 장보고-Ⅱ급 잠수함 9척에는 독일산 연료전지 모듈이 탑재돼 있다. 범한퓨얼셀은 2020년부터 국산화 개발과제를 수행해 2024년 8월 개발을 마쳤으며 관련 수주를 준비하고 있다.
장보고-Ⅱ급은 1800t급 공기불요추진체계(AIP) 잠수함이다. 범한퓨얼셀이 국산화 교체 물량을 확보하면 잠수함 연료전지 사업은 신규 함정 납품에서 기존 함정의 유지·보수, 예비품 및 교체 시장으로 확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장보고-Ⅱ급 9척에 적용된 독일산 제품을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한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신규 잠수함뿐 아니라 운용 중인 잠수함의 교체와 예비용 모듈에서도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분기에는 잠수함용 연료전지 수주잔고 감소와 건물용 연료전지 판매 공백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1분기 매출은 50억원으로 이 가운데 연료전지 매출은 11억원, 수소충전소 매출은 18억원이었다. 연료전지 매출 비중은 22%로 2025년 38.6%보다 낮아졌다.
범한퓨얼셀은 잠수함용 연료전지와 역대 최대 수준인 수소충전소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올해 매출이 2025년의 약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저가 액화수소충전소 계약은 올해 대부분 매출로 반영될 전망이다.
액화수소충전소는 기체수소충전소와 다른 설비 및 공정이 필요해 초기 계약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개소당 계약금액을 초기 약 75억원에서 최근 97억원으로 높였으며 앞으로 체결하는 계약은 100억원 이상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올해 체결한 고단가 계약이 매출로 반영되는 내년부터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잠수함에서 확보한 밀폐형 연료전지 기술을 민간·공공 선박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범한퓨얼셀은 수중과 염분, 진동 등 해양환경에서 연료전지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범한퓨얼셀 관계자는 “가장 크게 기대하는 분야는 선박용 연료전지”라며 “잠수함 공급 과정에서 축적한 해양환경 운용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 선박과 공공 선박 시장이 열리면 사업 규모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