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운동과 날씨에 맞는 신발 착용해야

낙상은 겨울철 빙판길에서 주로 발생하는 사고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고령층에는 여름철이 더 위험한 계절인 것으로 나타났다. 젖은 바닥과 폭염으로 인한 탈수, 실내외 큰 온도차 등이 겹치면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사고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17일 한국소비자원의 ‘2024년 고령자 위해정보 동향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65세 이상 고령자의 낙상 사고는 1만186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3721건보다 약 3.2배 증가한 수치다. 계절별로는 여름철이 481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겨울(2822건), 봄(2147건), 가을(2080건) 순이었다.
여름철 낙상은 단순히 미끄러운 노면 때문만은 아니다. 장마철에는 비에 젖은 보도블록과 계단, 건물 출입구, 현관 바닥 등이 미끄럼 사고를 유발하기 쉽다. 밑창이 닳은 신발이나 슬리퍼를 착용하면 위험은 더욱 커진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들면 한 손을 사용할 수 없어 균형을 잡기 어렵고 시야도 좁아져 사고 가능성이 커진다.
폭염으로 인한 탈수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체내 수분과 혈액량이 감소하면 갑자기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어지럼증이나 다리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넘어질 위험이 커진다. 특히 혈압약이나 이뇨제, 안정제 등을 먹는 고령자는 탈수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실내외 온도 차도 주의해야 한다. 냉방이 강한 실내와 무더운 외부를 반복해서 오가면 혈관 수축과 확장, 혈압 조절 과정에서 어지럼이나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고령자는 체온과 혈압을 조절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이러한 변화에 취약하다.
고령층의 낙상은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손목이나 척추 압박골절은 물론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장기간 침상 생활과 폐렴, 혈전, 근감소증 등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 회복 이후에도 보행 능력이 저하돼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낙상을 예방하려면 탈수를 막고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물은 갈증을 느끼기 전에 조금씩 자주 마시고 오래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는 잠시 몸을 적응시킨 뒤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는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실내 바닥의 물기를 바로 제거해야 한다. 또한 냉방 시 실내외 온도 차를 5℃ 이내로 유지하고, 규칙적인 걷기와 하체 근력 운동으로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서동현 원장은 “근본적인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라며 “걷기와 함께 의자에서 일어나기, 발뒤꿈치 들기, 한 발 서기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중을 지탱하는 다리 힘과 자세를 바로잡는 균형 능력이 좋아져 보행 안정성을 높이고 낙상과 골절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