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시설 확대 맞춰 송·배전망·공업용수 적기 공급 과제
전문가 “대기업 투자 효과, 지역 소부장 참여로 확산해야”
정부, 100일 내 종합지원계획…입지·인허가·인프라 지원

충청권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 투자가 몰리면서 이를 실제 생산과 지역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별 일정에 맞춰 전력과 용수를 공급하고 지역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대기업 공급망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충청권 관련 투자계획은 약 392조원 규모다. 삼성의 충청권 투자 140조원과 SK하이닉스의 청주 투자 100조원,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투자 2조원, AI 데이터센터 투자 150조원을 합산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기존 사업장을 중심으로 생산 기능이 확대된다. 삼성전자는 천안·온양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 67조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삼성SDI는 천안에 차세대 배터리 마더팩토리를 조성한다. 삼성전기는 세종에 AI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기판 생산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청주에서는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생산시설 M17과 첨단 패키징 시설 P&T7 등에 투자한다. 이 가운데 M17에는 80조원, P&T7 등에는 20조원이 투입된다. 셀트리온도 청주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확충에 약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계획은 기존 산업거점을 중심으로 생산시설을 증설하거나 신규 라인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천안·아산에는 삼성의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사업장이, 청주에는 SK하이닉스와 셀트리온의 생산시설이 이미 자리하고 있다. 기존 부지와 생산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사업 추진에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생산시설을 늘리는 데 맞춰 전력과 공업용수 공급시설도 확충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은 설비가 가동되는 동안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를 지속해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천안·온양사업장과 SK하이닉스 M17의 구체적인 전력·용수 수요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사업에서는 기반시설 확충이 먼저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는 SK하이닉스 첨단 패키징 시설 P&T7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2027년까지 하루 11만㎥ 규모의 공급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추가 전력 공급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정윤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충청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기존 사업장에서 증설을 계획해왔고 부지도 활용할 수 있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며 “공장을 운영하려면 전력과 용수,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시설을 가동할 기반을 갖추는 것과 함께 투자에 따른 수요를 지역 기업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대기업이 생산라인을 늘리더라도 장비와 소재·부품을 다른 지역이나 해외 기업에서 조달하면 지역 중소기업이 얻는 직접적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충청권에는 천안·아산과 청주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소재 기업이 모여 있다. 이들 기업이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의 신규 생산시설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대기업과의 공동 기술개발과 제품 실증, 납품 실적 확보를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정 연구위원은 “대기업 투자에 맞춰 지역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공급망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공동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인력 공급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정부는 지방정부 및 투자기업과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100일 안에 충청권 투자 종합지원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종합계획에는 기업별 투자에 필요한 입지와 인허가, 전력·용수, 인력 등의 지원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일 국민보고회에서 “100일 안에 투자 종합지원계획을 마련해 충청의 성장엔진을 다시 가동하겠다”며 “투자계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기업과 함께 끝까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