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인상' 일자리 충격에도 추가 인상⋯인상률 자체보단 '계속 오르는' 구조 문제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 오른 시급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2023년 이후 4년 만의 최고 인상률이다. 2018~2019년 두 자릿수 고율 인상으로 일자리 충격을 겪은 이후에도 최저임금은 누적으로 28.1% 더 올랐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지만, 해마다 인상만 반복하는 기형적인 결정구조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15일 고용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3.7% 인상된 시급 1만700원으로 정해졌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이다. 올해보다 7만9420원 오르는 것인데, 사회보험료와 퇴직급여 등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 1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은 월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경영계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이 겪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와 소비 침체를 내세워 첫 제시안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했으나, 올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2.7%)를 1%포인트(p) 웃도는 수준으로 인상률이 결정됐다.
최저임금 심의는 적정 수준이 아닌 인상 수준을 정하는 데 매몰된 지 오래다. 2018년 16.4%, 2019년 10.9%라는 고율 인상이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영난, 취약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는데도 2020년 2.87%, 2021년 1.5% 추가 인상됐다. 정부가 최저임금 추가 상승분을 재정으로 보조하는 촌극까지 벌어졌지만, 최저임금 심의는 ‘인상’을 논의하는 관성에서 못 벗어났다.
경영계의 근본적 불만도 최저임금 인상률 자체보단 경제·물가 상황과 관계없이 ‘매년 인상하는’ 기형적 구조에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은 지난 40여 년간 단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매년 오르기만 한다”며 “줄 돈은 없는데 인건비는 반드시 오르는 최저임금의 모순으로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은 날로 악화하고 있으며, 고용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왜곡에 공익위원들도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14일 14차 전원회의 중 “경제사회 전반이 급변하는 시대에 최저임금 심의에서 매년 유사한 논의가 반복·공전하는 상황을 개선하고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노동부에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와 적용대상·결정기준 개선방안 마련·시행을 권고했다.
최저임금 도급제 등 적용, 업종별 구분 문제도 2028년도 최저임금 심의 전에는 정리가 필요하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구성과 심의기간 등을 고려할 때 위원회 내에서 도급제 적용 최저임금과 업종별 최저임금을 모두 정하는 것은 물리적·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매년 심의 의제로 올라 심의기간을 소비한다. 이는 부실한 ‘최저임금 수준’ 심의로 이어진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3년간 비슷한 논의가 계속 공전했고, 제도상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그동안 공정했던 의제들에 관한 논의를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하반기에 제대로 추진단을 구성해서 논의해달라고 노동부에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