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몬테네그로도 협상 단계 진전
“2002년 이후 최대 확장 움직임”
러시아·중국 영향력 견제 전략 반영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EU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4개 가입 후보국과 정부 간 회의를 잇달아 열고 협상 개시 또는 일부 협상 분야 종료 절차를 진행했다. EU가 하루 동안 4개 후보국의 가입 협상을 동시에 진전시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이 같은 일은 2002년 이후 처음”이라며 “오늘은 EU 확대의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이며 우크라이나도 그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움직임은 2004년 중·동유럽 10개국이 한꺼번에 EU에 가입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확대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현재까지 가장 최근 EU에 가입한 국가는 2013년 가입한 크로아티아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협상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러시아가 전면 침공한 지 나흘 만에 EU 가입을 신청했으며 지난달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기본권 등을 다루는 첫 번째 협상 분야를 개시한 데 이어 이날 외교·안보와 국방, 무역정책, 개발 협력 등을 포함한 두 번째 협상 분야 논의에 들어갔다. 몰도바도 같은 절차를 밟았다.
알바니아는 과학·연구, 교육·문화, 대외관계 분야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았으며, 몬테네그로는 경쟁정책과 관세 분야 협상을 종료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몬테네그로는 2028년 EU 가입을 목표로 한다.
EU가 확대 정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에서는 안보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EU는 후보국들의 민주주의와 법치 개혁을 지원하는 동시에 정치·경제적으로 유럽에 더 깊이 편입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코스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명분은 매우 강력하다”며 “유럽의 미래 안보 구조는 우크라이나 없이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거치며 특히 드론 기술 분야에서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군사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 진전에는 헝가리 정권 교체도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는 만장일치가 필요한 EU 의사결정 구조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가입 절차를 사실상 가로막아 왔다. 그러나 4월 총선거에서 오르반 정권이 교체되면서 관련 협상이 빠르게 재개됐다.
현재 EU 가입 후보국은 알바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조지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등 9개국이다. 다만 조지아와 튀르키예는 민주주의 후퇴 등을 이유로 가입 협상이 중단된 상태이며 코소보는 가입을 신청했지만 아직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