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저평가라는데 지금 사도 될까요?”⋯‘밸류 트랩’ 주의보 띄운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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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트북LM)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가운데 단기 실적 전망치는 최고치를 경신하며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증권가에서는 저평가의 덫, 이른바 ‘밸류 트랩(Value Trap)'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9.90p(0.73%) 오른 6856.83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6806.93으로 마감하며 신고점(9114.55) 대비 25.32% 하락했다가 소폭 회복했다.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이번 하락은 이례적으로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고가에서 25% 하락까지 걸린 시간은 15거래일로 2005년 이후 이보다 빠른 적은 없었고, 코로나(37거래일)보다도 빨랐다”며 “과거 네 사례 중 셋은 2년이 지나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으니 낙폭 자체는 분명한 경계 신호”라고 진단했다.

밸류에이션 지표는 금융위기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동시에 급락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3일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은 5.8배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전쟁, 경기침체, 금융위기 시기보다 낮은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4배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다.

기업들의 단기 기업가치(펀더멘털)은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동길 연구원은 “앞서 신고가 후 25% 하락했던 세 번의 폭락장과 달리 이번에는 이익이 함께 꺾이지 않았다”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는 이달 10일까지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삼성전자 이익 추정치 역시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이익 전망 급등 국면에서의 저 PER 현상은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구조적 성장기 정점에서 반복되는 ‘밸류 트랩’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밸류 트랩이란 가치 대비 주가가 낮으나 주가가 장기간 오르지 않는 현상을 의미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사이클 정점에서 이익전망이 급등하는 국면의 저 PER은 저평가 신호가 아니라 미래 마진 훼손을 선반영하는 구간”이라며 “2023~2024년의 엔비디아와 2017~2018년의 아마존 사례가 이를 방증하듯 메모리 업종도 동일한 밸류 트랩 구간에 위치해 있다”고 경고했다. 노 연구원 역시 “시장이 고점을 지날 때 이익 추정치 하향은 가격에 뒤늦게 따라오는 경향이 있어 견조한 EPS가 오히려 밸류 트랩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전날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60.4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컨센서스(65조원)를 8% 하회하는 수치다.

다만 이번 급락은 국내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품 구조가 낙폭을 키운 만큼 과도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 연구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인공지능(AI) 자본지출(Capex)에 대한 우려에 있고, 그 답은 7월 말~8월 초 빅테크의 가이던스가 나오기 전까지 나오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완전한 V자 반등을 전제하기보다 W 형태의 리테스트를 감수해야 한다”며 “현물 중심 포트폴리오는 유지하되 레버리지 비중은 줄이고, 신규 매수는 코스피 6600 방어 여부 확인과 다음 이익 컨센서스 확인 이후 분할 매수로 접근할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정다운 연구원은 “반도체가 다음 상승 동력을 탐색하며 쉬어가는 이 구간에는 순환매 대응이 유효하다”며 “반도체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섹터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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