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건의를 시도했으나 발언권을 얻지 못해 무산된 것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다"고 14일 말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과 주택 공급 상황 인식이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위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배석한 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진행했다. 오 시장은 브리핑에서 국무회의 발언 무산에 대한 섭섭함과 아쉬움을 강하게 표출했다.
오 시장은 "10분 범위 안에서 요약 설명해 드리고 자세한 내용은 준비한 보고서를 참조해 달라고 할 생각이었으나 보고서만 전달되고 말씀 기회를 얻지 못해 상당히 섭섭하다"며 "사실 국무회의는 갑론을박이 있어야 하는 자리인데 의사 결정권자가 주재하는 회의는 그 의도에 맞춘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반론을 제기하는 책무를 가진 사람을 일부러 배치해 토론을 유도해야 하는데 이런 기회를 못 얻어 깊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주택 정책을 둘러싼 대통령의 현실 인식 부족과 장관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오 시장은 "간단하게 '전세는 사라져가는 제도'라는 인식을 대통령께서 가지고 계시는 한 그와 상반된 주장을 내는 장관은 매우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 선택으로 시장에 취임한 제가 (상반된 목소리를 낼) 적격자라고 생각했고 의무를 다하기 위해 참여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현재 아파트 공급 부족 원인이 무엇인지 서울시가 설명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 공급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전임 시장 시절에 대부분의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폐지하고 취소했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바탕이 돼 5년, 10년 뒤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시민도 아는 사실이다. 이를 서울시에 설명해 달라고 한 것은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는 "부동산 관련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으니 시장님 건은 서류로 받겠다"며 오 시장의 발언을 제지했다. 이에 오 시장이 "준비한 보고서로 대체하겠다"고 물러섰다. 오 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민선 9기 지방선거 당선 이후 처음이자 11개월 만이었다.
이처럼 국무회의 현장 설전은 불발됐지만, 서울시가 정부에 제출한 '서울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3개 분야 8대 정책과제'의 핵심 내용은 서면 보고서를 통해 관계부처에 전달됐다. 시는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하고 전세(6.8%)와 월세(6.6%)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규제 중심 정책의 한계로 인해 시민들의 주거 고통이 극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해법으로 △민간정비사업 △민간임대 △세제 등 3대 분야의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