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자산 분기에 50조씩 는다…금리 ·환율에도 영향 [자본시장 '큰 손' 떠오른 삼전닉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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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1분기 유동자산 260조 육박
2분기 현금성자산 50조 증가 전망
단기금융상품·회사채 등 대규모 매입
M&A·IPO까지 영향력 확대 주목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국내 자본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현금이 채권과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금리와 환율을 움직이는 새로운 '게임메이커'로 떠올랐다. 과거 조선사의 대규모 수주가 외환시장을 좌우했던 것처럼 이제는 두 기업의 자금 운용이 채권시장과 환율,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까지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보유 현금성자산 중 수십조 원을 단기금융상품과 국공채,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등에 집행했다. 역대 최대 실적 행진으로 보유 현금이 늘어 자금 운용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결과다.

삼성전자의 3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조원을 넘겨 지난해 말보다 14조원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영업현금흐름(OCF) 개선에 더해 최근 미국 나스닥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 약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1분기 말 기준 양사의 유동자산만 260조원에 육박한다. 2분기에는 양사의 현금성자산이 약 50조원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20조원 넘는 규모의 국내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어음(CP)을 비롯해 은행채와 공사채, 여전채 등을 사들였으며, 최근에는 국고채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채 매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증권사 랩(Wrap) 등 간접투자상품을 주로 이용했다. 최근에는 국고채나 공사채 입찰에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란 전쟁발발, 국제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대내외 확대재정정책 등이 맞물리며 채권시장은 올해 들어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두 회사의 유동성이 회사채를 비롯한 크레디트(국고채 이외의 채권) 시장 안정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채권 연구원은 “최근 크레디트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매수처가 SK하이닉스”라며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크레디트 연구원은 “하이닉스 자금이 없었다면 최근 회사채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약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크레디트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현금 유입이 이어지는 만큼 (다양한 투자처에서) 중요한 수급 변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ADR 발행으로 조달한 265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국내에서 환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달러당 1500원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과거 조선사들이 대규모 수주를 받으면 선수금 등이 원화로 환전될 것이라는 기대로 원화가 힘을 받았다”면서 “앞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주, 해외 자금조달 등의 이슈가 강력한 환율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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