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엠볼로 퇴장…VAR 개입한 이유 [북중미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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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8강전에서 브렐 엠볼로(7번)가 퇴장당하자 스위스 선수들이 주앙 피녜이루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상대 선수에게 향했던 옐로카드가 비디오 판독(VAR) 끝에 스위스 브렐 엠볼로(스타드 렌)에게 돌아왔다. 시뮬레이션(할리우드 액션)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은 엠볼로는 퇴장했고 스위스는 수적 열세 속에 아르헨티나에 무너졌다. 판정은 올해 확대된 VAR의 ‘선수 오인’ 규정에 따른 것이지만, 개입 범위와 판정 수위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1-3으로 졌다. 스위스는 1954년 이후 72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올랐지만, 사상 첫 4강 진출 실패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0분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리버풀)의 골로 앞서갔다. 스위스는 후반 22분 단 은도이(노팅엄)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스위스가 공세를 높이던 상황에서 경기 흐름을 바꾼 판정이 나왔다.

후반 27분 엠볼로가 공을 몰고 전진하다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레안드로 파레데스(보카 주니어스)와 경합한 뒤 넘어졌다. 주앙 피녜이루 주심은 파레데스가 엠볼로를 넘어뜨렸다고 판단해 파울을 선언하고 파레데스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그러나 VAR이 ‘선수 오인’ 가능성을 알리면서 온필드 리뷰가 진행됐다. 중계 화면에는 엠볼로가 파레데스와 접촉하기 전에 두 발을 지면에서 떼고 넘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이 잡혔다. 심판진은 파레데스의 반칙이 아니라 엠볼로가 반칙을 당한 것처럼 행동한 시뮬레이션이라고 판단했다.

주심은 파레데스에게 줬던 옐로카드를 취소하고 엠볼로에게 비신사적 행위에 따른 옐로카드를 꺼냈다. 엠볼로는 전반 44분 파레데스에게 반칙을 범해 이미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 두 번째 옐로카드가 나오면서 엠볼로는 곧바로 퇴장당했다.

엠볼로의 행동 자체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파레데스와 뒤늦은 접촉은 있었지만, 엠볼로가 접촉 전에 먼저 넘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심판진의 판단이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규정상 상대에게 반칙을 당한 것처럼 가장하는 시뮬레이션은 비신사적 행위로 옐로카드 대상이다.

논란의 핵심은 VAR이 옐로카드 장면에 개입할 수 있었느냐다. VAR은 통상 득점 여부와 페널티킥, 직접 퇴장, 선수 오인 등 경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판독한다. 주심이 보지 못한 일반적인 옐로카드나 두 번째 경고 사유를 VAR이 찾아내 처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IFAB는 2026년 VAR의 개입 범위를 확대했다. 명백하게 잘못된 두 번째 옐로카드로 퇴장이 발생한 경우와 함께, 주심이 반칙을 범하지 않은 팀을 처벌하고 잘못된 선수에게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준 경우에도 VAR이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규정은 2026년 7월 1일부터 발효됐다.

이번 판정은 두 번째 경고를 새로 찾아낸 경우가 아니라 ‘잘못된 팀과 선수에게 카드가 주어진 상황’을 바로잡은 사례로 분류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8강전에서 스위스 선수들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운데)의 프리킥을 몸으로 막고 있다. (EPA/연합뉴스)

애초 주심은 파레데스가 반칙을 저질렀다고 보고 아르헨티나 선수에게 경고를 줬다. 하지만 판독 결과 심판진은 파레데스가 아니라 엠볼로가 시뮬레이션 반칙을 했다고 판단했다. 반칙을 하지 않은 팀의 선수가 경고를 받은 만큼 VAR이 ‘선수 오인’ 규정에 따라 개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IFAB도 비슷한 사례를 규정 해설에 제시하고 있다. 한 선수가 접촉이 없는데도 반칙을 당한 것처럼 넘어져 상대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았다면 VAR이 개입할 수 있다. 판독 뒤 상대 선수의 경고를 취소하고 시뮬레이션을 한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주심이 처음부터 아무런 카드를 주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미 경고를 받은 선수가 두 번째 경고에 해당하는 반칙을 범했더라도 주심이 이를 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VAR이 나서 옐로카드를 줄 수는 없다. IFAB는 VAR이 명백하게 잘못된 두 번째 경고를 취소할 수는 있지만, 주심이 놓친 두 번째 경고 사유를 새로 찾아낼 수는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엠볼로 판정은 이번 월드컵에서 확대된 선수 오인 규정이 적용된 두 번째 사례다. 앞서 미국과 파라과이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미국 수비수 팀 림(샬렛)에게 내려진 옐로카드가 VAR 판독 뒤 취소되고, 시뮬레이션을 한 파라과이의 미구엘 알리론(애틀랜타)에게 경고가 주어졌다.

규정상 VAR 개입 근거는 있었지만 스위스 대표팀은 판정 수위에 반발했다.

무라트 야킨 스위스 감독은 경기 후 해당 장면이 경고를 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심이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어야 한다며 VAR이 불필요하게 개입했고 새 규정이 경기 흐름을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야킨 감독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해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처벌받았다. 오늘 이 규정이 우리의 경기를 망쳤다”고 말했다. 이어 엠볼로에 대해서는 “그를 탓하지 않는다. 더 이상 팀을 도울 수 없게 돼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스위스 미드필더 레모 프로일러(볼로냐)도 VAR이 이 장면에 개입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FIFA에 설명을 요구했다. 엠볼로는 퇴장 판정이 나온 뒤 눈물을 보였고, 동료들의 위로를 받으며 경기장을 떠났다.

반대로 엠볼로의 행동이 팀에 결정적인 피해를 줬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 브래들리 라이트필립스는 ITV에서 엠볼로가 스위스의 준결승 진출 가능성을 떨어뜨렸다며 그의 동료들에게는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엠볼로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적 열세에 놓인 스위스는 정규시간까지 1-1로 버텼다. 그러나 연장 후반 7분 훌리안 알바레즈(아틀레티코)에게 결승골을 내줬고, 이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테르)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아르헨티나는 3-1로 승리해 4강에 진출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도 엠볼로의 퇴장이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그는 스위스 선수가 퇴장당한 뒤에야 아르헨티나가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며 이날은 운이 따랐다고 평가했다.

엠볼로는 월드컵에서 시뮬레이션에 따른 두 번째 경고로 퇴장당한 역대 네 번째 선수가 됐다. 2006년 독일월드컵 브라질전에서 퇴장당한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카이세리스포르) 이후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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