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경영과의 괴리 두고 평가 엇갈려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을 둘러싼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김 회장이 집필한 장편소설 '오퍼링스(Offerings)'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소설이 자신의 경험과 금융 철학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설명해왔다. 이 때문에 '오퍼링스'는 단순한 소설을 넘어 김 회장의 경영관과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오퍼링스'는 한국계 미국인 투자은행가의 성장기를 다룬 자전적 성격의 소설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월가 투자은행에서 한국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맡으며 자본시장과 기업 회생의 의미를 경험하는 내용이 담겼다.
작품은 구조조정을 단순한 재무적 판단이 아니라 기업 구성원, 협력업체, 지역경제 등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으로 묘사한다. 기업 하나의 존폐가 직원 생계와 거래처 경영, 지역사회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이 같은 메시지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와 맞물려 다시 해석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이어지면서 협력업체 납품대금, 전단채 투자자 손실, 임직원 고용 불안 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 이후 점포 매각, 자산유동화, 재무구조 재편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통업 본연의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청산 기로에 놓일 경우 직영 직원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외주 인력까지 포함해 광범위한 고용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MBK 측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회생절차에 성실히 임해왔고, 경영 환경 악화와 유통산업 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홈플러스 사태가 커지면서 김 회장이 '오퍼링스'를 통해 강조해온 책임 있는 금융과 실제 경영 판단 사이의 간극을 따져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MBK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일시적인 잡음’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홈플러스 근로자와 협력업체, 채권 투자자 피해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MBK가 투자자들에게 배당과 펀드 수익률을 강조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해당 소설에 담긴 메시지와 실제 경영 사이의 간극을 바라보는 시선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