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장 옆에서 배웠다”…시안·우시가 키운 반도체 굴기 [중국 반도체 굴기 2026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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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SK하닉 중심 소부장·인재 집적
생산 넘어 산업 기반 확대

AI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호황의 이면에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과거 성숙 공정과 범용 제품에 머물렀던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과 대규모 투자, 인재 확보를 바탕으로 메모리 분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일부 영역에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한국 기업을 위협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특수가 언젠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한국 반도체 산업이 어떤 경쟁 환경과 마주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지금의 호황이 끝난 이후에도 기술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구축한 대규모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는 단순한 생산 거점을 넘어 중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장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과 협력업체가 모이고 현지 엔지니어와 전문 인력이 함께 성장하면서 중국 반도체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6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공장이 위치한 중국 산시성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 201억3000만 달러, 수입 124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전체 반도체 수출입의 3.5%를 차지하며 31개 성·시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산시성의 성도(省都)인 시안에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되면서 삼성전자 공장에서 생산된 낸드플래시 등의 수출이 확대돼 산시성의 수출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D램 생산공장이 위치한 장쑤성의 비중은 더욱 크다. 장쑤성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 705억 달러, 수입 946억 달러를 기록하며 중국 전체 반도체 수출입의 17.9%를 차지했다. 31개 성·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우시에 자리한 SK하이닉스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이 집적되면서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 거점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반도체 생산공장은 단독으로 운영되기 어렵다. 장비 유지·보수와 소재 공급, 부품 교체, 물류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가 공장 주변에 함께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산업 생태계가 형성된다. 여기에 생산 경험을 축적한 엔지니어와 협력업체 인력이 늘어나면서 기술 축적과 인력 양성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가 중국 반도체 생태계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생산시설이 들어서자 현지 소부장 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했고, 이를 중심으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생산시설뿐 아니라 장비 유지·보수, 소재 공급망, 생산기술 등이 함께 축적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신다윗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의 박사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단순히 중국 기업이 잘해서라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중국에 대규모 생산거점을 구축했는데, 단순히 공장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소부장 협력업체와 반도체 클러스터가 형성됐고 현지 엔지니어와 생산인력도 함께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핵심 기술은 철저히 보호됐다고 하지만 많은 의문을 갖는 것도 사실”이라며 “결국 기술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는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안에서는 시안전자과학기술대학 집적회로학부와 시안교통대학 마이크로전자대학 등이 반도체 전문 인력을 꾸준히 양성하며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시설과 협력업체,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중국 반도체 굴기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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