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종합대학 승격 이끌며 광운대 성장 토대 마련

대한민국 정보통신(ICT) 교육의 개척자로 꼽히는 고(故) 조무성 광운대학교 초대총장이 8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평생 대학 발전을 위해 수백억 원대 사재를 내놓으며 교육자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한 그의 삶이 울림을 남기고 있다.
2일 광운대에 따르면 전날 광운학원 설립자 묘역에서 조 초대총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학교법인 관계자와 유가족, 교직원, 동문 등 추모객들은 교육과 대학 발전에 평생을 바친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배웅했다.
조 초대총장은 광운대의 성장과 함께한 교육자이자 대한민국 전자·정보통신 교육 발전을 이끈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광운전자공과대학을 광운공과대학으로 개편하고 경영학과·행정학과·무역학과·법학과·국어국문학과·영어영문학과·수학과·물리학과 등을 잇달아 신설하며 종합대학의 기반을 마련했다. 1988년 광운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되자 초대총장을 맡아 교육·연구·행정 체계를 구축하며 오늘날 대학의 기틀을 다졌다.

광운대에 따르면 조 초대총장은 1986년 위암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당시 종합대학 승격을 앞둔 학교를 위해 장위동 부지(당시 약 38억원 상당)를 기부했다. 이후에도 7차례 심장 수술과 2차례 뇌수술, 백혈병 투병 등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면서 학교 발전을 위한 기부를 이어갔으며,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대학과 학원 발전을 위해 총 495억원의 사재를 기부했다.
윤도영 광운대 총장은 영결식에서 "초대총장님께서는 종합대학 승격이라는 역사적 과업 앞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 대학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셨다"며 "대학은 개인이나 재단의 소유가 아닌 모두의 것이라는 신념 아래 사재를 희사하며 교육의 공공성과 사학의 도덕성을 몸소 실천하셨다"고 추모했다.
조 초대총장은 사람을 중심에 둔 교육 철학으로도 기억된다. 그는 생전 "교수들은 굳이 들볶지 않아도 연구가 좋아 스스로 공부하는 분들"이라며 "연구 성과는 윽박지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믿고 기다리며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교직원을 단순한 조직 구성원이 아닌 학교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로 여기며 신뢰와 자율을 중시했던 그의 리더십은 광운대 구성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광운대 노동조합도 애도 성명을 통해 "조 초대총장은 교직원을 함께 학교를 만들어가는 동료로 존중하며 신뢰와 배려를 바탕으로 사람을 대했던 교육자"라며 "사람 중심의 교육·경영 철학은 더 나은 대학 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동조합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광운대는 지난 90여 년간 10만 명이 넘는 전자·정보통신 분야 전문 인력을 배출하며 국내 ICT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조 초대총장은 별세 9일 전인 지난달 18일 한국통신학회로부터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조 초대총장은 대학 교육뿐만 아니라 체육 발전에도 큰 발자취를 남겼다. 1981년부터 12년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국내 동계 스포츠의 기반을 다졌고, 대한민국 체육포장을 수훈했다.
조선영 광운학원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초대총장님께서 남기신 가장 위대한 유산은 학교의 건물이나 희사한 재산이 아니라 광운 가족"이라며 "신뢰와 사랑의 씨앗을 이어받아 더 아름답고 풍성한 광운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