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함·MRO·수출까지 영향 미쳐
한화오션…함정산업 주도권 기대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명되면서, 해군 차세대 수상함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방산업계는 이번 선도함 수주가 향후 수조 원대 후속함 사업과 글로벌 수출 레퍼런스, 기자재 생태계의 주도권까지 통째로 결정지을 운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정 사업은 선도함에서 확정된 설계와 장비 구성, 건조 공정이 후속함에 반복 적용되는 구조로 진행된다. 이에 첫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가 가지게 되는 전략적 의미가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선도함을 건조한 업체가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후속함 사업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KDDX는 국내 기술로 선체와 전투체계, 다기능레이다(MFR), 각종 무장체계 등을 통합해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이다. 기존 구축함 사업에서 해외 기술 의존도가 있었던 것과 달리 핵심 체계를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국내 함정 산업의 기술 자립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선도함은 설계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며 표준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후속함은 이미 검증된 설계와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건조되기 때문에 선도함 사업자가 기술적·사업적 우위를 확보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KDDX는 총 6척이 건조될 예정으로 선도함 이후에도 후속 사업이 이어진다. 이에 핵심 장비를 담당하는 방산업체들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KDDX 전투체계와 다기능레이다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2029년까지 건조 예정인 KDDX 6척에 해당 체계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조선·방산업계는 최근 해외에서 구축함과 호위함 등 수상함 수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KDDX 건조 실적이 향후 수출 사업의 핵심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출형 구축함이나 호위함 사업에서는 실제 운용 중인 함정을 기반으로 성능과 기술력을 입증하는 사례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활용된다. 선도함 사업이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셈이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도 KDDX 선도함 확보 여부는 전략적 의미가 적지 않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KSS-Ⅲ) 잠수함 등 잠수함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KDDX 선도함을 수주할 경우 대형 수상함 분야까지 대외에 선전할만한 실적을 확보하게 된다.
잠수함 중심의 특수선 경쟁력에 구축함 레퍼런스를 추가함으로써 해외 함정 시장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후속함 건조 외에도 성능개량 사업과 유지·보수(MRO), 군수지원 등 후속 사업 전반에서 협력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큰 것도 선도함 수주의 중요 의미 중 하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선도함은 단순히 첫 번째 함정을 건조하는 사업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와 성능개량, 협력사 공급망의 기준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결국 선도함을 확보한 기업이 국내 함정 산업 생태계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