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의 핵심동력이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컴퓨팅 수요 급증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기인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30일 '2026년 하반기 미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미국 경제는 개인소비 둔화에도 투자와 정부 지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됐다"면서 "하반기 또한 고유가 등에 따른 소비 둔화에도 대규모 AI 관련 지출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들이 전망한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기준 2%대 초반이다. 미국 내 소비는 고물가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가 소비회복을 제약하겠지만 기업 투자 부문에서 AI 관련 자본지출 확대가 지속돼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미국 내 주요 빅테크의 AI 지출 규모는 8140억달러로 전년(4490억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늘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AI 투자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상당 기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평가했다. 에이전트형 AI 확산으로 컴퓨팅 수요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고가의 특화 장비, 전력시설 확충, 숙련인력 부족 등 요인으로 AI 인프라 구축 비용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실제 미국에서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는 4378개로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37.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규 데이터센터 2700여개가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계획 중이다. 미국에서 AI 부문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미국 경제 성장의 약 39%에 기여하며 성장률을 약 1%포인트(p)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고서는 또 급격히 확산하는 AI 인프라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사모신용 중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AI 수요가 둔화하거나 수익화가 지연될 경우 신용위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력공급 능력, 하드웨어 공급망, 규제환경 등 AI 인프라 투자의 제약 요인이 향후 투자 규모와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요금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에 대한 전망도 나왔다. 요금 인상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가 소비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저소득층을 위한 핀셋형 지원정책 여부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전력 공급과 하드웨어 공급망, 규제 등 미국의 AI 인프라 투자 제약요인이 향후 투자 규모와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이에 대한 투자 확대가 생산성과 산업구조, 글로벌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