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40년 만에 최저…일본 경제, 경고등 켜졌다 [아시아 환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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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달러당 161.98엔…1986년 12월 이후 최저
수출 기업엔 단기 호재…물가 부담은 커져

▲엔화 지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4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일본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수출기업에는 단기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에너지와 식품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가계 부담과 내수 둔화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161.98엔까지 하락했다. 이는 1986년 12월 이후 약 39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이다. 2024년 7월 기록했던 달러당 161.95선도 밑돌았다.

엔저를 밀어붙이는 핵심 요인은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다. 미국에서는 고용과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사시 달러 매수 흐름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반면 일본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연 1%로 인상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엔화 매도 압력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물가 상승 영향을 제외한 일본의 실질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금리 인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낮은 실질 금리는 엔화 매도 압력으로 이어져 엔저 흐름을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엔저가 일본 경제에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다. 도요타자동차 등 수출기업은 환차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달러당 160엔을 넘는 엔저가 지속될 경우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 7곳의 이번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9000억엔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본 경제 전체로 보면 부담이 더 크다. 일본은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거래되는 에너지와 식품 수입 비용이 불어나고, 이는 생활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물가 부담이 커지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고 개인소비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일본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마넥스의 앤드루 하즐릿 외환 트레이더는 “시세가 조속히 반전되지 않으면 외환 개입도 코앞”이라며 “미·일 간 금리 차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일시적인 대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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