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기업 신용도도 AI 수혜 여부가 좌우

AI가 한국경제 성장 경로뿐만 아니라 기업 신용도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라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철강과 석유화학, 소비재 등 비(非)테크 업종은 회복세가 더뎌 기업간 양극화가 한층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30일 스탠다드앤푸어스 글로벌 신용평가(S&P Global Ratings)은 ‘AI 산업의 급성장과 잠재적 신용위험’ 주제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우선 ‘거시경제 - 에너지 위기, AI 붐 및 글로벌 질서 재편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발표한 루이 커쉬 S&P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은 아시아 경제 전반의 성장 부담 요인이지만 AI 투자 확대는 이를 상쇄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한국은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국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S&P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 생산비용 상승과 공급망 불확실성이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AI 산업은 한국경제를 떠받칠 새로운 성장축이란 평가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와 생성형 AI 경쟁이 메모리와 고성능 반도체 수요를 빠르게 늘리면서 한국 반도체 업황도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출 증가와 기업 실적 개선, 성장률 제고 효과가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반도체 기업들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견조한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재무부담을 충분히 감내할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 소비재 등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에너지 비용 상승, 수요 회복 지연 등이 겹치면서 실적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봤다. 비테크 업종 전반은 안정화 국면에 진입하겠지만 반도체와 같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앞으로 한국 기업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경기 회복뿐만 아니라 AI 수혜 여부가 실적과 신용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커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I는 한국경제 성장률을 떠받치는 새로운 엔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성장세는 일부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는 “이제는 한국 기업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기보다 AI 수혜 여부에 따라 신용위험을 평가해야 하는 시대”라며 “업종간은 물론 같은 업종 안에서도 경쟁력에 따른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