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공급처 상호 지분 보유 우려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 차질 지속 가능성”
국채시장서 변동성 확대될 수도

국제결제은행(BIS)이 AI 버블과 인플레이션, 정부 재정 압박을 현재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3대 리스크로 지목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IS는 연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분석하면서 이들 3대 요인 모두 큰 잠재적 금융 취약성을 내포해 어떤 충격이라도 크게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이번 보고서는 이날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BIS 연차총회에서 공개됐다. BIS는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된 AI 버블 붕괴와 관련해 “이런 위험 요소가 현실화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BIS는 “(AI 관련) 수익률에 대한 실망은 갑작스러운 자금 회수를 촉발하고 자본 지출(CAPEX) 붐을 장기적인 투자 불황으로 전환해 금융 여건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오늘날 주요 주식시장의 조정은 과거보다 더 큰 거시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I 업계의 자금 조달 측면에서 취약점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재 AI 관련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순환금융’ 거래 를 꼽았다. 예를 들어 공급처인 칩 제조사가 발주처인 AI 개발사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나서 보유 지분을 무기 삼아 일정 기간 칩을 고정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BIS는 “이러한 거래의 조건은 대개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면서 “동일한 자산이 여러 번 담보로 제공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은 하나인데 이를 담보로 여러 채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AI 거품 붕괴 이외에 인플레이션과 재정적 스트레스도 3대 리스크로 지목됐다. 먼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지속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고 BIS는 경고했다. 공급 인프라 재건에는 시간이 걸리며 전쟁 여파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물가 판단의 주요 지표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달에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3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조만간 발표될 유로존 인플레이션 지표도 여전히 당국의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BIS는 재정 압박 역시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각국 정부의 부채 규모가 이미 높은 수준인 가운데 국채시장에서 헤지펀드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BIS는 “금융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자금 조달 시장을 통해 국가 간,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 간에 위험이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며 국채시장의 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