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32.8% vs 한국 0.2%⋯원격의료 기술 발전해도 서비스 제자리

기사 듣기
00:00 / 00:00

국내 원격의료 특허 연평균 17.6%↑⋯실제 진료는 0.2%
원격의료 공급자인 의사에 대한 서비스 제공 유인책 부족
“산업 발전 측면보다 의료접근성 확대 차원으로 접근해야”

(사진 출처 = 미드저니)

국내 원격의료가 1988년 원격영상진단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후 3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격의료를 위한 기술 개발속도는 빨라지고 있는 반면 실제 서비스 확산은 더디다는 분석이다.

28일 서울연구원의 '원격의료 기술개발 현황과 서울시 확산 전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원격진료는 월평균 약 20만 건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체 외래진료의 0.2~0.3% 수준에 그쳤다. 이용자의 절반 이상도 수도권(서울 24.4%·경기 23.1%·인천 5.4%)에 집중돼 의료 접근성 확대라는 제도 도입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외에서는 원격의료가 이미 일상적인 의료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영국은 전체 진료의 32.8%가 원격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도 65세 이상 고령층의 분기별 원격의료 이용률이 13.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 수준보다 제도와 의료 이용 환경의 차이가 원격의료 확산 속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외래진료 대비 비대면 진료 비율. (자료 제공 = 서울연구원)

보고서는 국내에서 원격의료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진료 허용 범위, 책임 소재, 의료수가, 시스템 및 정보보호, 약물남용 등을 꼽았다.

특히 의료 서비스 제공자인 의사 입장에서는 원격진료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지 않고 적용 가능한 진료 범위도 제한적이어서 서비스를 확대할 유인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수요자인 시민들의 이용 패턴은 연령대별로 달랐다. 2024년 기준 인구 100명당 연간 비대면 진료 이용 건수는 0~4세가 11.5회로 가장 높고 80세 이상이 11.9회로 뒤를 이었다. 반면 15~19세는 2.5회로 가장 낮았다.

이어 △20대 3.1회 △30대 3.5회 △40대 3.1회 △50대 3.6~4.0회였다. 이용률은 60대부터 다시 증가해 60~64세 4.5회, 65~69세 4.7회, 70~74세 5.0회, 75~79세 5.9회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이용 양상은 서울에서 더욱 뚜렷했다. 0~4세는 16.8회, 80세 이상은 14.4회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영유아와 고령층이 원격의료 수요가 가장 높은 계층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가별 연평균 특허출원 증가율. (자료 제공 = 서울연구원)

원격의료 기술 개발 움직임은 활발하다. 원격의료 특허 분야에서 한국은 연평균 17.6%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기술 키워드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한 원격 환자 모니터링'에 집중되고 있다.

연구원은 원격의료 관련 의료기기 중 일반인 대상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자가 최소 430만 명에서 최대 9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관리 가능한 대표적인 만성질환은 원격의료 주요 대상인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약 750만 명, 당뇨병 환자는 약 380만 명으로 추산된다.

당뇨병 환자의 48.2%가 고혈압을 동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혈압·당뇨병 만성질환자는 최대 945만 명으로 국민의 18.2%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원격 건강관리 수요 역시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서울시가 원격의료를 산업 발전보다 의료 접근성 확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원격진료 수요가 뚜렷한 어린이와 고령층에게 보다 편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